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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아이들이 주연이라는 선생님

by 답설재 2010. 6. 6.

세상이 교사를 우습게 여기기도 합니다.

자기네들 멋대로 이야기하는 걸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세상이 교사를 아무리 우습게 여겨도

교사는 아이들만 상대하며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다른 것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과 사는 것만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나는 아이들이 주연(主演)이라는 교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사실은, 그런 교사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들이 아무 말 않고 있어서 사람들이 잘 모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그런 교사들을 만나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그 교사들과 함께 생활하는 교장이라는 사람도

그들을 잘 알아보지 못하기도 하니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내 사정을 좀 얘기하면,

나는 공교롭게 퇴임을 앞둔 지난겨울부터 난생처음으로 아팠습니다. 심장 부근을 수술하기도 했습니다. 47년간 그처럼 즐겁게 피우던 담배도 중환자실의 혼수상태에서 저절로 끊어졌습니다. 교육부장관실에서 회의를 할 때도 담배만큼은 참지 못해서 들락날락했었습니다. 담배를 끊은 건 참으로 슬픈 일이어서 지금도 슬픈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가 걸어온 길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팠습니다.

그 외의 사정은

사실은 멋진 교사들과 헤어져야 하는 운명이어서 그만큼 허전했습니다.

그 외에는 없습니다.

단지 그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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