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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변형 교복 투쟁'

by 답설재 2010. 6. 15.

이 기사 보셨습니까?(문화일보, 2010.6.1, 11면)

 

 

 

 

 

 

법률적인 판단은 그렇겠다 치고 사람에 따라 당연히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다! 교장이라는 것들이 그런 걸 방치해두다니……”

그럴 수도 있겠지요.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호랑이 담배 피던 얘기 하고 있네.”

“자기네는 미니 치마, S라인 찾지 않나?”

“세상이 다 변했는데, 그걸 교장이 막으라고? 교장 따위가 무슨 수로?”

……

 

자존감 형성에 관한 어느 학자의 보고가 생각났습니다.

자존감 형성은 자신의 역량에 대해 어떻게 지각하느냐와 관계가 있으며, 자존감 형성에 영향을 주는 역량에는 5가지 하위요소가 포함되는데, 그것은 '학업 역량, 사회적 수용도 역량, 품행 역량, 운동 역량, 그리고 신체 외모에 대한 역량'이라고 합니다. 또, 자존감의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면서 자존감 형성을 돕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연구들에 의하면 '자존감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모두 신체 외모(外貌, body image)로 나타났고 이러한 결과는 남학생이나 여학생 모두에게 해당되었으며,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공부도 외모도 아닌 또래관계 즉 친구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김순혜, '몸짱, 얼짱 열풍에 학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포럼, 2006. 3. 23).

 

주지하는 바와 같이 예전에는 학생들의 자존감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학업요소였으므로, 우리 성인들은 지금도 그러려니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실상을 파악하고 이른바 '몸짱'이니 '얼짱'이라는 말의 위력에 실감을 느낍니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가락’하고 있는 건 이미 온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언젠가 프랑스 대사가 한국을 떠나며 후임 대사에게 그랬겠습니까. “한국은 화장품 소비량 세계 1위, 성형 수술률 1위, 보톡스 주사 소비율 1위인 나라다.”(『현대문학』, 2003. 1월호, 253)

 

그래도 그런 복장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타이른다면, 아니 하지 말라면 하지 말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으냐고 한다면, 아이들은 정말로 당혹스러워하거나 차라리 수치스러워할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안 되겠다면, 평생을 교육계에 바친 사람이 하필이면 그런 막 돼먹은 아이들 편을 든 것 같아서 송구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