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윈스턴 내한 기사를 봤습니다.1 그 여 선생님이 생각났습니다.
1996년이었던가, 서울교원연수원에 가서 몇 번 사회과 교육과정 강의를 했습니다. 광화문 청사에서 그 연수원까지는 얼마 떨어져 있지도 않았지만 사무실 일 때문에 늘 초조한 마음으로 다녔습니다.
그날도 강의를 마치고 사무실 일 걱정으로 시간이 되자마자 마쳤는데 저 뒷자리에 앉은 한 여 선생님이 엎드려 울고 있었습니다.
아픈가 싶어서 까닭을 물었는데, 쑥스럽게도 제 얘기를 듣고 이미 많이 운 상태였습니다. 강의를 어떻게 했기에 그 선생님이 울었느냐 하면, 제가 사회과 교육을 연구하게 된 경위를 덧붙여 하나하나 깨달아 온 과정을 이야기했습니다.
난처했지만 그 선생님의 눈물이 그치기를 기다려 함께 식당으로 갔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인 S 선생님은 ‘교육부’에는 강철로 만들어진 톱니바퀴 같은 ‘철혈인간’들만 있는 줄 알았었다고 했습니다.
S 선생님은 후에 테이프 하나를 가지고 정부중앙청사로 찾아왔습니다. 그 테이프가 조지 윈스턴의 『December』였습니다.
지금은 찾을 길 없는 그 테이프의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금방 ‘아, 이거다!’ 했습니다. 카페 에는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청아한 겨울같은 음악
『December』
George Winston은 R&B 피아니스트 LONGHAIR의 심플한 음악을 듣고 크게 감명을 받은 후 다시 음악을 하기 시작했고, 뛰어난 예술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Windham Hill" 레이블을 통해 1980년에 [Autumn]을 발표하며 그의 새로운 음악 인생을 시작한다.
운치있는 설경이 아름다운 앨범 자켓은 유명한 사진 작가 그렉 애드먼드의 작품으로 12월이라는 앨범과는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겨울을 소재로 한 앨범으로 우리의 감정을 순화시키는 듯한 곡들로 가득찬, 그래서 지금까지도 최고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는 그의 4번째 앨범이다.
Thanksgiving 과 Kanon이 1980년대 중반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우리에게 조지 윈스턴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한 앨범 December! 이 앨범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앨범들이 소개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매니어가 아니더라도 즐겨 듣는 steadyseller이다. 이 앨범은 Windham Hill 레이블의 통산 12번째 앨범으로 당시에는 크게 호평을 받지 못했으나 이듬해 발매된 그의 계절 연작 2번째 작품인 [Winter into Spring]에서부터 서서히 재즈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다.
자연으로의 초대……
계절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담은 그의 피아노 연주에서 일상의 시름과 고단함을 잊는다. 자연을 사랑하고, 한국의 사계절이 그의 고향 몬타나를 닮아 있다며 한국을 사랑하는 조지 윈스턴은 1998년 내한 당시 한국 사회가 외환 위기와 경제 난항으로 힘들어할 때 공연 출연료 전액을 ‘실직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기탁하고 떠날 정도로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인간적인 아티스트이다.
S 선생님께
이제 저는 선생님 성함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그건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어느날 저는 제 이름까지 기억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그동안 선생님을 잊고 지내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 때문에 고심하시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많이 성장했겠습니다.
부디 교육자로서의 삶이 그렇게 고단한 것은 아니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이미 그 길에서 떠나왔으므로 이제 선생님과도 작별한 셈입니다.
그때 제게 주신 그 『December』는 제 기억 속에 잘 간직되어 있었습니다. 더구나 올해도 12월 어느 날쯤 선생님이 많이 그리울 것입니다. 제가 선생님을 기억할 수 있는 시간보다는 선생님께서 저를 기억하실 수 있는 시간이 아무래도 더 길겠지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어느 날 드디어 우리의 기억은 다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교육만은 선생님처럼 인간적이면 좋겠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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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앙일보, 2010년 5월 15일, 30면,「조지 윈스턴 내한 공연」기사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그의 건반에선 대자연이 꿈틀댄다.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61·사진)은 건반을 두드려 자연에 말을 건다. 1972년 데뷔한 그는 그간 ‘오텀(Autumn)’ ‘디셈버(December)’ 등 주로 계절과 자연을 노래한 피아노 솔로 앨범을 내놨었다. 특히 ‘쌩스 기빙(Thanks giving)’이 담긴 앨범 ‘디셈버’는 한국에서만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뉴에이지 신드롬을 이끌기도 했다.조지 윈스턴이 한국에 왔다. 1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고양(22일)·부산(23일)·대구(28일)·안양(30일) 등에서 내한 공연을 한다. 이번으로 꼬박 열 번째 방한이다. 연간 300일 가까이 투어를 다니는 그로선 유별난 한국 사랑이다. 하긴 앨범 ‘PLAINS(플레인스)’의 보너스 트랙에 ‘아리랑’을 수록했던 그다.(후략)』(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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