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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2010년 새해 인사

by 답설재 2010. 1. 2.

 

 

 

샴발라의 가르침에 의하면, 통찰력은 호랑이의 성품과 연결된다. 호랑이는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절대로 방심하지 않는다. 호랑이는 주변 환경을 존중한다. 성급하게 굴지도 않는다. 언제 사냥을 해야 하는지, 언제 시원한 곳으로 가서 쉬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호랑이는 아무렇게나 배회하다가 달려들어 무엇을 먹을까 살피지 않는다. 먼저 조용히 앉아서 풍경을 관찰하며, 주위에 무엇이 있는지 살핀다. 그러고 난 다음 최선을 다해 사냥감을 덮친다.

호랑이의 마음은 소탈하며 전혀 거만하지 않다. 그리고 도약하기 전에는 온 마음을 다해 신중하게 검토한다. 무엇을 하든지 완전히 몰입한다. 호랑이의 이런 참을성 있는 품성은 드넓은 대지와 연결되어 있다. 서구에서는 참을성과 온순함을 나약함으로 연결 짓는다. (그러나) 티베트 어로 온순하다는 의미는 ‘만족하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호랑이는 필요한 모든 것이 자기에게 있다는 걸 알기에 만족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26일, ‘내가 읽은 책’에 소개한 바 있는 『내가 누구인가라는 가장 깊고 오랜, 질문에 관하여』에서 옮겼습니다.* 이 책은 ‘삶을 다스리는 비밀’ ‘호랑이의 길’(만족) ‘사자의 길’(기쁨) ‘가루다의 길’(평정심) ‘용의 길’(유쾌한 지혜) ‘삶을 다스리기 위한 길’의 6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됐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집착을 버리라는, 하루 90%의 시간에는 짜증을 내더라도 10%의 시간에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는 명상 서적이므로 ‘세상에서 제일 바쁜 우리’가 읽기에는 아무래도 지루할 것이 분명합니다. 혹 불교 서적으로 여겨졌을까요? 그래도 그렇습니다. 이 책은 참 좋은 책입니다.

 

올해가 ‘호랑이의 해’라고 해서** 이 책이 다시 떠올랐고, 위의 글을 인용하면서 그동안 또 깡그리 잊고 살아온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이러면서 인용은 잘하니, 언젠가 이 한심한 부끄러움 때문에 후회할 날이 있을까 봐 두렵습니다.

 

이 책을 번역한 안희경 님이 이 블로그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답니다. 둘째아이를 배 안에 갖고 있을 때 고단한 시간을 이기려고 서점에서 찾아 큰애를 낮잠 재우려고 한 발로 요람을 흔들며 식탁에 앉아 옮겼다고 했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실까요.

 

 

예절연수원에서 만난 안종수 선생님, 분명 좋은 선생님이 되시겠지요.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는 핑계에만 속지 마십시오.

교직생활 중반에 제 강의를 듣게 되었다고 하신 김호연 선생님, 선생님 같으면 안일에 빠질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성복중 신채린, 잘 지내니? 나와 성복초에서 딱 1년을 함께했는데도 꼭 찾아오겠다고 했지? 미국에서도 3년을 공부했으니까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더 잘 알겠지.

 

예절연수원에서 만난 펭귄 유윤아 선생님, 말씀대로 작은 어느 것이라도 오래 기억해주시면 고마울 것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 TOMBOY, 그 블로그에 소지섭이 멋지게 키스하는 장면 이후로는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아 궁금하지만, 것보다는 얼른 좋은 짝 만나요.

 

에헤라디야~. ‘내게도 건강을 걱정해주는 동료가 있다니!’ 하고 얼마나 흐뭇했는지……. 수많은 일로 고물이 되어서 그래요.

 

몇 달 함께 근무한 것이 인연이 된 김혜숙 선생님, 부디 멋진 선생님, 훌륭한 엄마와 아내, 자식, 모든 면에서 잘 달려가기를 바랄게요.

 

박남미 선생님 소개로 오셨다는 영애야 님, 저는 교장과 보건교사는 학교의 모든 아이들과 친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보건교사와 교장은 잘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러니까 교장이고 보건교사겠지만.

 

교육과정위원회 최정희 님, 명함이 효력을 발휘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그걸 보고 오셔서 반가웠습니다.

 

항상 처음처럼 살고 있는 모습이 좋다고 한 ‘작은세상’ 홍미화 교수님, 선생님 때문에라도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지난해 여름, 그 더위 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가르쳐주신 박선영 선생님, 부디 훌륭한 선생님 되십시오.

 

졸면서 듣기 시작했지만 재미있게 들으며 생각도 많이 하고 구상도 많이 하셨다는 강명숙 선생님, 그 구상 잊지 마십시오. 언젠가 실천하시면 될 것입니다.

 

멋진 엄마 후니 님, 따님은 초등학교 1학년인가요? 중학생 아들은 학교생활 재미있게 합니까?

 

“교장선생님! 민건이에요!” “권민건, 잘 지내니?”

 

『존 레논, 음악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흥미롭다고 하신 KlintinKorea 님, 아직 블로그는 비어 있더군요. 너무 욕심내지 않으시면 될 것입니다.

 

41년 전에 만났다가 또 만난 보나 님, ‘가끔’ ‘살짝’ ‘몰래’ 오셨다 가는 것도 고맙지만, 그림 좀 그리세요. 얼마나 멋진 모습일까요.

 

내 아이 님, 제 블로그가 계속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겠지요.

 

‘봄 편지(Ⅳ)'를 받아보신 이쁜이 님, 그 편지의 한 주인공이실 이쁜이 님.

 

논술에 관심 있으신 책과 글 허혜경 님, 그 노력으로 하시는 일 잘 되실 것입니다.

 

블로그의 대가 함수곤 전 편수국장님,

대단한 블로그를 갖고 계신 Augustlee님,

이분들은 이 블로그에서 인사드리기도 어려운 분들입니다.

 

아름다운 엄마이실 미첼 님,

 

‘마음 따뜻한 소시민을 보는 것 같다’고 하신 naha0202 님,

 

빛나는 편집인 황은주 과장님,

 

교과서 전문가일까, 논술 전문가일까, 아니면 국어 선생님이신가 싶은 고등어 님,

멋진 2010년을 만드시길 기원할게요.

 

늘 코스모스 꽃밭이 연상되는 허난설헌 님,

 

‘시원한 글’이라며 부추기신 한형석 선생님,

 

‘엄마표 학습지’라며 부추기신 셋째맘 님,

 

그 열정을 응원한다며 부추기신 a-ha 님,

 

‘그래도 내 말을 듣는 이가 있구나!’ 싶게 해주는 jjni 님,

 

한 자라도 더 읽고 외워야 하는데도 자주 찾아오는 강남의 고1 우왕 님,

모두 고마운 이들입니다.

 

1972년, 그 옛날의 고운 제자 용설란, 마음만으로도 넘친다.

 

학교교육과정에 대해 같은 고민을 가진 지수연 선생님,

 

역시 학교교육과정 현장 전문가 멘토짱 선생님,

 

별밤, 시골길에서 좌절과 희망으로 깊은 얘기를 나눈 것 같은 김성희 선생님,

우리의 고민이 같다는 것은 얼마나 애틋하고도 든든한 일일까요.

 

샬롬 님, 부디 훌륭한 행정가가 되십시오. 훌륭한 행정가, 교사들 전부를 열정적으로 만드는.

 

김태환 연구관님, 옛 이야기가 된 그 ‘전투’ 때의 잊지 못할 전우, 그때는 미안했습니다.

 

늘 함께하는 소시민 님, 그래서 자꾸 달려가게 됩니다.

 

아름다운 어머니 ella 님, ‘엄마’들이 다 ella라면 좋을 텐데…….

 

교과서에 관심 깊은 도토리양 님,

 

초등논술 전문가 글사임당 님,

지속적으로 도움을 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 얘기만 하려면 제가 우선 전문가가 되어야 하니까요.

 

현장교육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안고 계신 떳떳이 님, 선생님 때문에 저도 힘이 났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위안을 갖는다며 ‘충격’을 주신 오상연 님,

 

오랜 친구가 된 서산의 햇살 님,

 

아름다운 아주머니, 멋진 어머니, 대전의 비둘기 님,

여러분께 좋은 일 많은 한 해이기를 바랄게요.

 

‘특급’이어서 벅찬 독자 강성욱 선생님, 선생님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면 다 잘되는 것인데…….

 

‘쓸쓸함’을 이해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나영채 선생님, 부디…….

 

블로그 ‘산돌배의 문학마을’을 운영하시는 산돌배 님, 산돌배 님 때문에 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되고 있습니다.

 

무수한 대화를 이어가고 싶은 소나무 님, 선생님 때문에라도 멈추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저는 이미 여기에 있습니다.

 

저도 모르는 새 오랜 인연으로 다가오신 이금옥 선생님, 가능하면 저를 만나려고 하셨다는데 앞으로는 직접 만날 일은 거의 없을 것이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0번을 들으며 오신 고운 선생님 소나무와별, 사실은 제가 오래 기다렸습니다.

 

저와 함께하는 교사들이 부럽다고 하신 꿈이 님, 이분들 중에는 아무도 그런 생각 하지 않아요.

 

교육과정 현장에 심혈을 기울이시는 따뜻한 님, 늦은 밤, 첫새벽을 밝히시는 선생님 때문에 이 나라 교육이 훨씬 덜 절망스러운 것입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찾아오신 태권소녀 님은 저로서는 정말로 감사드려야 할 분입니다. 아드님 이범수도 저와 함께 잊을 수 없는 2009년을 보냈을 것입니다.

 

jes 님,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사람들이 장학사가 아닐까요? 왜 그렇게 지내야 하는 걸까요. 그럼에도 자주 오신 걸 기억하고 싶습니다. 제 방에까지 오신 지난가을도 기억할 것입니다. 현장에서는 언제나 jes 님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문화예술 현장을 누비는 사진사’ 오리아빠 님, 블로그 ‘오리아빠의 사진 이야기’야말로 움직이는 작품입니다. 함께 오리 사업도 잘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저의 책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신 정영희 님, 뜻대로 되지도 않거니와 뜻대로 되면 곧 쓰레기 생산인 걸 잘 체험했습니다.

 

연말에 하필이면 제 ‘프로필 2’에 흔적을 남기신 연안갈매기2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얼마나 잘 살아야 끝이 나는지, 점점 더 바빠지는 이 시대에, 읽을 것도 넘쳐나는 이 시대에 제 블로그를 아예 자주 찾아오시는 분들, 차라리 미안합니다.

오시면서도 흔적을 남기지는 않는 수많은 분들도 정말로 고맙습니다. 흔적을 남기지 않아도 저는 매일 통계표로 몇 분이 다녀갔다는 걸 다 읽고 있습니다.

 

2010년은 제게는 그야말로 ‘알쏭달쏭’한 해입니다. 어떻게 걸어가게 될는지 저 자신도 매우 궁금합니다.

 

선댄스 키드야! 너의 멋진 2010년을 기대한다. 내가 나이 들어 마침내 여기에 이르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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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쿙 미팜 지음, 안희경 옮김,『내가 누구인가라는 가장 깊고 오랜, 질문에 관하여 Ruling Your World: Ancient Strategies for Modern Life』(황금가지, 2008), 64~65쪽에서.


** 2월 14일 설날이 되어야 ‘경인년’(호랑이의 해)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요? 나중에 2월 14일 이전에 태어난 아이도 '나는 호랑이띠다.' 이렇게 이야기해도 괜찮겠습니까? 요즘은 이런 것도 아무렇게나 따지니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