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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장 컬럼

멕킨지 연구소와의 인터뷰

by 답설재 2009. 11. 7.

지난 10월 29일(목) 오후 3시에 맥킨지 연구소 연구원들이 우리 학교를 찾아왔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Chinezi_Chijioke와 아랍에미리트에서 온 Eman Bataineh 두 사람이었습니다. 교장실로 안내된 그들은 한국이 교육 강국이 된 배경(world's best school systems)에 대해 질문했고, 저와 세 명의 교사들(용경분, 김치영, 안현석)이 차근차근 대답해주었습니다.

 

'맥킨지'라는 연구소가 있다는 것은 신문에서도 더러 보았지만, 어떤 연구소인지 공식적인 내용을 보려고 인터넷에서 '맥킨지 서울'을 검색해보았더니 그들은 자기네 회사를 다음과 같이 거창하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McKinsey & Company is one of the most successful management consulting firms in the world.

 

McKinsey & Company는 전세계 유수의 민간 기업 및 공공 기관의 최고 경영진들에게 경영자문을 제공하는 선도 컨설팅 회사입니다. 맥킨지는 세계 각국의 여러 고객사들에게 경영 자문 및 지원을 통해 이들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함께 해결함으로써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효과를 제공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모든 고객사가 맥킨지의 최고 고객서비스의 혜택을 받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목표입니다.

 

그들로서는 그렇겠지요. 세상의 모든 기업, 공공기관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자문을 제공하고 싶겠지요. 그러나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그건 그들의 꿈이고, 그날은 제가 자문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우리 교육이 어떤 점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 그들에게 가르쳐주는 입장이었으므로 편안한 마음으로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대담 내용만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교육의 강점은 하드웨어쪽(시설·설비 등)이라는 걸 설명했습니다. 하드웨어로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밑지고 싶지 않을 만큼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교육과정 운영 등)에는 아직 허점이 많으며 교육정책 입안가들이 그런 면에는 소홀한 점이 있다는 얘기와 함께 최근의 '학교자율화정책', '교육과정 자율화 정책'은 소프트웨어의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정책의 변화라고도 했습니다. 그들 약속대로라면 내년쯤 나올 맥킨지 보고서를 보시게 되면 '아, 그때 그 교장이 나름대로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제대로 알려주었구나.'  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그날 그런 설명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강조하게 된 우리 교육의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말 본의가 아닌, 이것 저것 사례를 들다보니 저절로 강조하게 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한국의 교원들은 수업지도에 관한 어떤 연수를 받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였습니다. 정부와 교육청에서 연수회를 지원해주느냐는 질문에는 그야말로 성가실 정도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교장으로서 교사들의 수업지도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느냐, 경력이 많은 교사들은 경력이 적은 교사들의 연수를 도와주느냐, 교사들끼리는 서로간에 동료장학을 하느냐, 교사들이 연수를 위한 자발적인 모임을 가지느냐,…… 이런 문제라면, 그 내용과 수준이 문제이지 대답이 궁할 리가 없었겠지요. 이것저것 구체적인 사례를 들다가 통역을 통해 갖가지 사례를 이야기하기보다 이렇게 대답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저도 모르게 아주 쉬운 영어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들은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배우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정말로 그런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묻는 대로 대답하다 보니까 그런 대답이 나왔습니다. 적어도 그들이 묻는 것에 대한 답으로는 그렇다는 뜻입니다.

 

다음으로, 연수를 위한 물질적이고 방법적인 지원 내용을 이야기할 때였습니다. 이번에도 저는 이런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방법은 거의 없다."

 

그렇지 않습니까? 세상에 우리나라 교육이 경험해보지 않은 것이 있습니까?

 

그러나 저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의 교육자로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에서 온 그들에게 그것까지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끈질기게 실천한 방법은 없다. 딱 한 가지 아직까지도 끈질기게 실천하는 방법이 있다면 지식주입식 암기교육이다."

 

참고로, 그들이 이 만남을 주선한 한국교육개발원을 통해 보내준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Please find attached bios for myself & my colleague, Eman Bataineh.  Regarding the purpose of our interviews, could I suggest forwarding the following project overview with interviewees:

 

Background

 

In 2007 McKinsey published a report titled, "How the world's best school systems come out on top".  Attached at the bottom of this email is a link to that work.  That 2007 report identified the key factors that are characteristic of excellent systems and the next report will build on this. The current research being conducted for the upcoming report will focus on how to improve whole systems, from a range of starting positions.  This will include systems undergoing 'good to great' transformations as well as 'poor to fair' transformations.  Research has just started and we expect to publish the report next year.  For your reference, I have attached a short project brief to this email. 

 

Purpose of the interview

 

As part of their research, the McKinsey team is visiting school systems from around the world that have achieved improvement over a long term period.  Korea is one of those school systems.  They are interviewing people who a part of the school system or who are knowledgeable about the school system.  They seek to understand how school systems have improved from multiple different perspectives.  Below are some examples of questions that the team is hoping to understand.  However, the specific topics discussion in each interview may differ from this, depending on the role and expertise of the person being interviewed, and the progress of the discussion itself.

 

1. Understanding the overall history and context -- What were the phases of reform? What was the situation at the beginning of those phases?  What triggered the reform?

 

2. Goals -- ‘What goals were set for the reform programme and what was the process to ensure support for the reforms?’

 

3. Strategy -- 'What measures were taken to improve student achievement?  What was done to provide support and accountability for improved teaching and learning?'

 

4. Integration --  'How did integration happen across key initiatives?’

 

5. School perspective -- 'What was the experience of reform from a school (principal, teacher, student) perspective?'

 

6. School & the Ministry - 'How do schools and the Ministry of Education work together, and what must each do?

 

7. Common challenges -- 'How did the system address the following challenges experienced by other systems: [1] motivating teachers and principals for change, [2] building the capabilities at all levels of system to deliver improvement, [3] working together with stakeholders who have different views, [4] managing the delivery and ensuring progress is made, [5] taking reform to scale across a system, [6] sustaining the reform over time and from one leader to another, [7] balancing persuasion and mandate for changes, and [8] anything else specific to Korea

 

8. Big issues -- Looking back, what were the actions or decisions that had the biggest influence?  What were the toughest challenges?  How did culture influence the journey?

 

9.  How do these answers to these questions vary from one system to another, based on the culture and conditions of each system?

 

Most of these interviews will last between 1 to 1.5 hours.  That means that not all these questions can be discussed in any one meeting.  In their report McKinsey will not attribute any discussion to individuals.

 

 

 

다음은 그날 우리를 찾아온 두 명의 연구원과 맥킨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오른쪽부터 Chinezi_Chijioke, 김치영 선생님, 필자, 용경분 선생님, 안현석 선생님, Eman Bataineh, 통역 교육에 관한 전문성과 자부심은 키 순서대로는 아니다.

 

모델이 좀 바뀌어서 김광욱 선생님, 이명재 선생님이 들어오고 김치영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다.

 

 

   뭘 하려는지 그들은 다음과 같은 사진도 찍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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