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웠고, 들떴기 때문일까요, 봄이 왔다고?
눈이 내립니다.
우산을 받치고 오는 아이들이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저들은 영원히 예쁘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천사백 명이 제 손자․손녀인 것 같은 이 느낌은 나의 자산이고 내 나름대로는 지난했던 삶에 대한 보상이고 위로일 것입니다. 저 아이들은 이런 나를 알고 있을까요? 저 아이들이 떠들었다고 선생님께 혼이 나는 것조차 나는 싫습니다.
운동장 건너편 나뭇가지에도 눈이 붙어 벚꽃이 만발한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잠깐은 벚꽃이 핀 줄 알았습니다.
그저께는 강릉 초당동에 있는 강원도교육연수원에 다녀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대관령에서 눈 내린 겨울 산을 그린 산수화 속의 그 늠름한 산들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봄인 줄 알았더니…….’ 진달래 대신 눈 쌓인 산의 모습을 감상하며 지나는 그 길이 신비로웠습니다.
창 너머로 아직도 눈이 내립니다.
그곳은 어떻습니까?「그곳에도 눈이 내립니까?」*
..............................................
* 언젠가 만화 「광수 생각」에서 본 문장.
'내가 만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편지(Ⅳ) ; 포기 (0) | 2009.04.18 |
---|---|
봄 편지(Ⅲ)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0) | 2009.04.02 |
봄 편지(Ⅰ) (0) | 2009.03.18 |
우리 아파트 홍중이 (0) | 2009.03.15 |
다시 먼 나라로 떠난 딸을 그리워함 (0) | 2009.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