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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파란편지 모음 2

개성의 중요성과 교육의 다양성 - 앨빈 토플러의 인터뷰를 보고

by 답설재 2007. 8. 29.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64

   

 

 

개성의 중요성과 교육의 다양성

- 앨빈 토플러의 인터뷰를 보고 생각하는 성복교육의 비전 -

 

 

 

  『제3의 물결』은, 1만 년 전 농업의 시작으로 야기된 제1의 물결, 순식간에 지구를 석권한 산업혁명으로 시작되어 상사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는 노동자를 요구하는 공장노동과 정확성, 순종, 기계적 반복을 특징으로 한 대중교육이 나타나게 한 제2의 물결, 그리고 상상력과 정보를 원료로 하며 기계적 능력보다는 분별력과 창의력을 갖춘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제3의 물결을 설명한 책입니다.

  그 책의 저자 앨빈 토플러(78세)가 또 우리나라를 방문하였습니다. 신문에서 그의 사진과 함께 "풀빵 찍듯 하는 학교, 국가경제 망칩니다"라는 제목을 보고 그 인터뷰 기사를 읽었습니다. 일부를 옮겨봅니다(조선일보, 2006. 12. 16, B1, 6∼7).

 

 

  - 만약 10대이거나 고등학생이라면, 어떤 언어나 어떤 분야를 공부하시겠습니까?

  "하나로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다 다르니까요."

 

  - 당신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저는 쓰고 생각하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지식을 추구하면서 만족감을 느끼지요. 모든 사람들은 다 그렇지는 않아요.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투자에서 많은 돈을 번 친구 부부가 있는데 똑똑한 아들과 딸이 있어요. 부모가 금융 분야에 있어서 딸이 금융 분야에 종사하기를 바랐어요. 딸은 유명 은행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아주 불행해했습니다. 결국 일을 그만두고 공부를 다시 해서 심리학자가 되었어요. 현재 심리상담을 하고 있는데 아주 행복해해요."

 

  - 어린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제가 아동심리학자는 아니지만 아이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한국이든 미국이든 모든 사회가 5살 이상 된 아이들을 수년간 감옥에 가두고 있어요."

 

  - 감옥이라니요?

  "학교라는 감옥 말입니다. 학교는 현대사회의 유일한 의무제도입니다. 자유주의국가에서 자유를 외치지만, 아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은 얘기입니다."

 

  - 의무교육에 반대하십니까?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나이에 학교에 가서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 말도 안돼요. 어떤 아이들은 3살에 학교에 입학할 준비가 되어 있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8살이 되어도 준비가 안 돼 있을 수 있습니다."

 

  - 획일적인 교육이 문제라는 지적이시군요.

  "공장 같은 교육제도는 터무니없습니다."

 

  - 교사들의 역할은?

  "교사들이 효율적으로 미래의 기업 환경에 걸맞은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요. 교육과 비즈니스는 항상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훗날 기업의 일꾼들을 길러내는 게 교육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 미국 교육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미국 공교육의 기초가 다져진 때가 19세기 말입니다. 당시 공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산업화에 걸맞은 인재들을 길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기업주들은 아이들이 제때 일하러 공장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아이들을 '공장형 인간'으로 교육시키는 게 가장 큰 현안이었죠."

 

  - 공업교육 위주였겠네요?

  "공업훈련(industrial disciple)을 해주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제는 기업들이 다른 가치를 요구합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줄 아는 창조성을 가진 사람들을 필요로 합니다."

 

  - 한국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교육시스템을 재구성하자는 논의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 교육개혁 방향은?

  "한두 해 전에 빌 게이츠가 한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교육시스템을 기존 시스템의 토대 위에서 개혁(reform)할 수는 없다. 아예 뿌리째 바꿔야(replace)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과거 교육이 계속되면? 결국 학교가 실업자를 양성하는 셈입니다."

 

 

  인터뷰는 계속되었지만 줄이겠습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는 아이들 전체를 질서정연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집단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질서가 없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아이들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는 교육, 한두 가지 교육에 힘써 학교 이름을 빛내기보다는 아이들의 개성 신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의 장을 만들어주는 교육, 그러한 활동에서 교사의 설명을 경청하는 교육이 아니라 남과 다른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우리를 놀라게 하는 교육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늘 이러한 교육을 지향하는 우리 학교에 여러분의 자녀를 안심하고 맡기시겠습니까?

 

 

2006년 12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