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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파란편지 모음 1

어떻게 해야 논술을 잘 하게 할 수 있을까요 ⑴

by 답설재 2007. 8. 29.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52

 

 

 

어떻게 해야 논술을 잘 하게 할 수 있을까요 ⑴

- 논술로 들끓는 '사교육시장'을 보며 -

 

 

 

어제오늘 신문에는 논술 관련 기사가 크게 실렸습니다. 한 신문은 1면 머릿기사로 '한국 논술시장을 잡아라 - JP모건·템플턴 등 외국자본 잇단 진출… 시장 장악 경쟁' '논술 광풍'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습니다. '논술 광풍' 기사에는 온통 기가 막히는 내용들뿐이지만 몇 군데만 인용해보겠습니다(조선일보, 2006. 9. 25. 3).

 

·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2008년 대학입시부터 '논술' 비중을 높이겠다고 최근 발표한 이후 '사교육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 세 살배기 유림(여)이는 요즘 1주일에 한번씩 '논술'을 공부하고 있다.

· 최근 논술사업을 시작한 서울 서초동의 H사는 아예 '통합논술 프로그램'이란 이름을 걸고 3∼7세 원생을 모집하고 있다.

· 학부모들의 '논술 불안감'을 이용한 업체들의 얄팍한 상술이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 "우리 애는 여섯 살 때 웨이팅(waiting:대기자 명단) 걸어놔서 초등학교 1학년 때 (논술학원에) 들어갔다니까요."

· "26개월짜리 앉혀놓고 레벨 테스트를 시키더라고요. 애가 얼마나 집중할 수 있나 보려고."

· L논술학원 박모 원장도 "5세 유아 코스에서도 학부모들이 자꾸 쓰는 걸 원해서 기존 토론과 말하기 교재에 글짓기 칸을 만들어 논술을 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한 논술학원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읽기교재에 중고생도 이해하기 힘든 소설가 오상원의 '유예'를 끼워 넣는가 하면, '다국적 기업의 장단점은 무엇인가'로 토론을 시키기도 한다. 이 학원 관계자는 "이렇게 해야 학부모들에게 먹힌다"고 했다.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며 할말을 잃고 '우리는 도대체 뭐 하려고 사나?' '교육자인 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한탄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흥분을 누르고, 우리 아이의 논술 한 편을 보시겠습니까? 내 아이가 썼다고 생각하며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중 잘 쓴 작품으로 선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이와 같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애교, 친척들에게 의지는 그만!

 

성복초등학교 6-4 홍미호

 

요즘 어린이들은 점점 경제적으로 생활이 나아지고 있는 부모님들께 하루 이틀만에 용돈을 다 쓰고는 반성은 안하고 부모님께 액수를 올려달라고 보채기만 하고 있다. 그러면 부모님들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용돈을 올려주기도 한다. 이 일은 큰 문제점이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보자.

첫째, 가장 중요한 사용계획서와 용돈기입장을 써야 한다. 한달 동안 자신이 사용한 내역이나 얻은 내용을 보면 반성하거나 자부심을 가지며 돈에 대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다.

둘째, 특별히 꼭 사고 싶은 것이 있다면(특히 비싼 물건) 통장을 만들어 저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목표를 두고 약 용돈의 10%쯤 매달 저축하면 자기도 모르게 큰돈이 생길 것이다. 부모님께 돈을 부탁하지 않고 자기의 힘으로 물건을 사면 저축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고 나중에 커서도 돈을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아이들이 제일 많은 돈을 소비하는 군것질을 해결하려면 일정한 돈을 정해주고 사용하는 것이다. 만약 어겼다면 점점 더 군것질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을 줄인다. 그렇게 하면 군것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지갑에 꼭 필요한가?"라는 문구를 써넣는다. 그렇게 하면 과소비를 줄일 수 있고, 용돈기입장까지 같이 가지고 다니면 지금 남은 돈이 충분한지 생각하며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다섯째, 같은 물건이라도 여러 매점을 비교하여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곳에서 산다. 또 홈쇼핑이나 광고에서의 과장된 표현에 넘어가서도 안 된다. 만약 넘어갔다면, 꼭 반품을 하거나 다른 물건으로(꼭 필요한) 교환을 해야 한다. 요즘 인기 있는 게임상 캐쉬는 대부분 얻은 문화상품권으로 사용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이번에는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동전은 무조건 저금통에 넣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10원짜리라도 금방 큰돈이 된다. 또 일회용품이 아닌 이상 한번 산 것은 최대한 쓸 수 있는 만큼 써야 한다. 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것도 아무리 더 좋은 제품이 나왔다고 해도 건강과 관련된 것이 아니면 안 사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소개한 방법보다 훨씬 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말한 것들만이라도 지킨다면 아마 전보다 훨씬 나은 용돈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부모님들도 자녀들의 용돈 관리를 해주어야 하겠지만 스스로 세세한 것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제부터라도 명절에 친척들에게만 의지하지 말고 평소 철저한 용돈 관리를 해 낭비 습관을 고쳐야 한다.

 

 

어떻습니까. 신통하지 않습니까? 이 정도면 이른바 '통합논술'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논술이 별거겠습니까. 주제의 의도(배경)를 이해하고 자신의 관점을 분명히 하면 이미 성공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 관점에 따라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정보를 '어떤 순서로 보여줄 것인가, 즉 서론·본론·결론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딱 한가지를 덧붙여야 한다면, 그것은 문장 구성의 테크닉뿐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지금부터 논술학원에 가는 것이 급한 것이 아니고, 많이 보여주고(체험시키고), 읽히고, 생각하게 하면서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것이 급한 일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2006년 9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