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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파란편지 모음 1

우리 애가 잘 하는 것, 그리고 강점과 약점

by 답설재 2007. 8. 29.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우리 애가 잘 하는 것, 그리고 강점과 약점

- 글로벌 비즈니스맨 혹은 CEO가 될 아이들을 위해 -

 

 

 

'다중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膾炙되고 있습니다. 다중지능이란 하버드대학의 가드너 박사가 제안한 이론으로, 전통적인 그 지능지수(IQ Intelligence Quotient)보다 지능을 훨씬 폭넓게 정의하여 실생활에 사용되는 다양한 능력을 논리수학지능·언어지능·대인관계지능·음악지능·공간지능·신체운동지능·자연탐구지능·자기이해지능 등 여덟 가지로 분류하며, 이러한 능력은 '반갑게도' 고정된 것이 아니어서 가르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각 지능은 서로 독립적이라고 합니다. 즉, 한 영역의 지능이 높다고 하여 다른 영역의 지능이 높을 것이라고 예언하기 어렵고 어느 종류의 지능이 다른 지능보다 질적으로 더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조선일보, 2006. 5. 24, 부록 「열려라! 공부」1면 참조).

 

지능은 보통 '능력' 또는 '잠재력'이라고 정의하며 유전적인 특징과 경험이나 학습, 생활환경에 의해서도 발달되는 복합적인 능력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우리가 일컬어온 지능지수는 대체로 스탠퍼드-비네 지능검사나 웩슬러 지능검사의 지수를 가리킵니다. 교육을 더 받은 사람은 지능이 높고 교육을 덜 받은 사람은 지능이 낮다면 그것은 지능을 제대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므로, 쉬운 말로 된 수많은 문제에 따라 정해진 시간 내에 ○×를 하거나 밑줄을 치고 도형을 고르는 지능검사를 여러분도 학창시절에 한두 번 받아본 기억을 갖고 계시겠지요.

 

선생님들은 이 지능검사 결과를 절대로 밝히지 않는데도 그것이 어떻게 알려지게 되었는지, 누구는 IQ가 140이라며 놀라기도 했고, 되지 않은 짓을 하는 친구에게는 "너 IQ가 70이냐?"고 무지막지한 말도 했습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의 그 IQ는 피검사자의 나이(생활연령)와 지능연령(정신연령)을 비교하여 산출했으므로, 가령 10세인 아이의 IQ가 120이라면 그것은 그 아이의 정신연령이 12세 정도라는 뜻이었으며, 생활연령과 정신연령이 같으면 100이고 100보다 높으면 '보통이상', 100보다 낮으면 '보통이하'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산출하지 않고 IQ의 통계적인 분포상 그 사람이 어디쯤인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능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 자신이나 자녀의 장래에 대한 예측을 해보고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지능이 높으면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지능에 대하여 똑똑한 학자들이 오랫동안 수많은 연구를 해왔지만 지능지수(IQ)가 '성공지수'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계속되어 왔습니다. 검사문항을 잘 만들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사 잘 만들었다 하더라도 그 결과로 나온 IQ가 사람의 능력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IQ는 유전된 능력만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영양상태나 가정이나 학교, 사회의 교육환경 등 다른 수많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믿을 게 못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요즘은 학교에서도 이 지수를 그렇게 대단한 것으로 여기지는 않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은 누구나 개성을 가지고 태어나므로 우리는 이 개성을 잘 키워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르러 '다중지능' 이론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이론의 교육적 의의나 효과 같은 것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아직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지만, 위에서 인용한 신문의 기사를 보았더니 각 지능분야별로 경향을 나타내는 7∼10개 문항이 소개되어 있는데, 강한 경향을 나타내는 분야를 제대로 파악하면 진로지도(직업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지금이 방학중이라 그런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의 경우, 논리수학지능·언어지능·대인관계지능·음악지능·공간지능·신체운동지능·자연탐구지능·자기이해지능을 늘어놓고 그 중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보완하는 데도 노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러한 노력은 우리 아이들이 장차 각자 뛰어난 면을 제대로 발휘하는 데 무엇보다 큰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고바야시 가오루가 현대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에게 묻습니다(고바야시 가오루 저·남상진 역, 『미래를 읽는 힘』, 청림출판, 2002, 133). "진정한 글로벌 비즈니스맨, 혹은 리더가 되고싶어하는 젊은 기업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을 해주십시오." 그러자 드러커는 '정보습득', '계속학습'에 앞서 다음과 같은 점을 이야기합니다. "우선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즉 자신의 강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학교는 약점을 보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강점을 더욱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는 약점을 보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니, 그렇게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드러커가 보기에는 저도 어쩔 수 없는 선생에 지나지 않겠습니다.

 

 

2006년 8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