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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육과정·교과서

初等學校 敎育計劃 樹立의 基本觀點 - 한국교육생산성연구소《학교경영》(2008년 2월)

by 답설재 2008. 2. 13.

학교교육계획은 각 학교에서 교과와 재량활동․특별활동을 운영하고,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하기 위한 연간계획이다. 그러므로 그 주된 내용은 당연히 교과와 재량활동․특별활동, 생활지도이고 그러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덧붙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아직도 종전의 지원행정 중심, 혹은 시책 중심의 교육계획을 수립하는 학교가 많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관점으로 각 학교의 교육계획 수립에 대한 기본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하며, 학교교육 연간계획을 ‘학교교육과정’으로 지칭하기로 한다.

 

 

Ⅰ. 핵심적이고 시급한 혁신

 

 

'교육과정은 교육의 목표와 내용, 방법, 평가의 기준이 되고 지원관리기능인 교육행정, 재정, 교원의 양성․수급․연수, 교과서 등 교재개발, 입시제도, 교육시설․설비 등에 대한 정책수립과 집행의 근거가 되는「교육의 기본설계도」로서의 기능을 지니며, 각 학교의 실행 교육과정의 기준이 된다.' 이는 초․중등 교원의 기본 연수자료인「교육과정 해설」에 명시된 논리이다. 각 학교에서는 이 논리에 따라 그 학교의 교육과정을 작성하여 실천해야 한다.

교육과정은 또한 교육의 지원관리기능의 근거가 되어야 당연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학교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주장이므로 오늘날 우리 교육은 교육과정의 논리에 너무 소홀하며, 바로 그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교육에서 이른바 ‘혁신’은 학교교육과정의 편성․운영․평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명분으로는 학교교육 기능의 핵심이 교육과정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실제로는 교육과정 계획(편성)-실천(운영)-평가와 피드백의 과정이 허술하기 때문이며, 교육과정은 팽개쳐놓고 여전히 교과서가 교육의 핵심이 되어 그 내용을 전수․암기하는 교육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우리 교육은 ‘붕어빵 교육’ ‘획일적 주입식 교육’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어떤 기관이나 기업체가 이처럼 과정과 절차가 미흡한 채로 잘 유지되고 있는가. 교육도 망하지 않으려면 지원행정과 교과서가 지배적인 이 폐단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교육과정 계획은 실천과 잘 연계되어야 하며 실천 결과는 계획에 비추어 평가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너무도 당연한 기본이기 때문에 그것부터 바로잡지 않는 혁신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현장교원들이 그동안의 교육개혁․혁신에 공감하지 않았던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혁신은 작은 것부터’라는 지표(指標)는 이미 이러한 기초․기본이 지켜지는 기업체나 행정기관에 적용되어야 하며, 학교에서는 ‘혁신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초․기본을 지키는 것’이 지표가 되어야 한다. 이 기초․기본이 지켜지고 그 수준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는 저절로 수많은 혁신 사례가 쏟아져 나오게 되므로 혁신은 피로를 주는 것일 수 없고 업무가 늘어날 이유도 없다.

 

 

Ⅱ. 학교교육계획 수립의 실태

 

 

학교교육과정은 국가 기준과 교육청의 지침을 근거로 지역의 특수성과 학교 실정에 알맞게 각 학교별로 마련한 ‘교육실천계획(school program)’이며 ‘실행교육과정’ ‘교육설계도’이다. 따라서 각 학교의 교육과정은 단순히 교육목표와 교육내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경험의 질’을 관리하는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서의 실천적, 포괄적인 개념이어야 한다. 교육목표, 내용, 방법, 평가, 운영 방식 등을 핵심으로 하고 이들 요인에 영향을 주는 조직, 시설, 예산 등 교육 구조적인 요인도 포함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교육과정의 개념이 도입된 제6차 교육과정(1992)이래 우리는 그 개념을 확장․발전시켜 왔다고 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학교교육과정을 근거로 수업을 하거나 구체적인 교육활동을 계획하는 학교가 별로 없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교사들은 학교교육과정을 참조하지 않고 학년․학급 또는 교과별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으므로 그것은 당연한 현상이며, 이러한 교육과정 문서를 만드는 일은 거의 필요 없는 노력을 요구하는 단순 작업이 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아직도 종전의 ‘학교경영계획’(명칭이 문제인 것은 아니지만) 형태의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교육과정 중심 교육계획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교과․특별활동․재량활동 계획은 지나치게 단순하여 실천을 위한 계획이라고 하기가 어렵고, ‘교육과정 지원활동’으로서의 잡다한 시책과 특별실 활용 등은 오히려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계획되고 있다. 이 어처구니없는 현상은, 교과서대로 가르치는 데 익숙한 교원들이 교육행정기관의 시책에 따라 문서의 형식을 갖추는 데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며, 교과와 재량․특별활동의 정상적 운영보다는 지엽적인 활동을 특색으로 내세우는 학교(비정상적인 학교)를 보고 “창의적이다” “잘 한다”고 평가해주어 그런 교육계획이 성행하게 된 것이다. 다음은 그러한 형태의 교육계획(학교교육과정) 사례이다.

 

<사례① : 2007학년도 ○○초등학교 학교교육과정>

Ⅰ. ○○교육의 기저(5쪽)

  1.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의 법적 근거

  2. 국가수준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 및 기본방향

  3. 학교교육과정의 성격

  4. ○○도교육청 교육지표 및 ○○교육청 교육지표

  5. 본교 교육실태 분석

Ⅱ. 학교 교육목표 및 역점․특색사업(15쪽)

  1. 학교장의 경영방침

  2. 기대하는 인간상

  3. 교육목표 및 경영방침

  4. 역점사업

  5. 특색사업

  6. ○○초등학교 교육활동의 전망

Ⅲ. ○○초등학교 교육과정의 편성․운영(34쪽)

  1. 학교교육과정의 편성

  2. 편제 및 시간배당

  3. 교육과정편성위원회 조직

  4. 교과지도 계획

  5. 재량활동 교육과정 운영계획

  6. 특별활동 교육과정 운영계획

  7.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계획

  8. 주5일 수업제 운영계획

Ⅳ. 교육활동 평가계획(13쪽)

  1. 교과활동 평가계획

  2. 특별활동 평가계획

  3. 행동발달상황 평가계획

  4. 재량활동 평가계획

  5. 학교경영 종합평가계획

Ⅴ. 교육목표별 사업내용(18쪽)

  1. 전인시상제

  2. 현장체험학습

  3. 독서교육

  4. 특기적성교육

  5. 생활지도

  6. 인성교육

  7. 통일대비교육

  8. 경제교육

  9. 학교보건교육

 10. 학습부진아 지도계획

 11. 과학․수학․영어 우수아 지도계획

 12. 학교안전교육

 13. 국어애호교육

 14. 교육과정 지원협의회

 15. 특수학급 운영계획

Ⅵ. 학교 교육목표 구현 세부 프로그램(13쪽)

  1. 부서별 업무추진계획

  2. 교수조직 및 담당업무

  3. 학교재정 운영계획

<부록>(11쪽)

<부록1> 2007학년도 학교교육과정에 따른 학사일정

<부록2> 학교현황 카드

<부록3> 교육활동 누가기록부

<부록4> 교내 자율장학 계획서

<부록5> 교육활동 협의록

 

이처럼 현장은 종전의 관리 중심 교육계획 수립에 익숙해져 있고, 아직도 학교교육과정을 제대로 편성해야 할 뚜렷한 이유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방식이나 시스템은 종전대로 두고 ‘학생 중심’이니 ‘교육과정 중심’이니 하고 말만 바꾸고 있으므로, 실제로는 교육과정 운영이 도저히 개선될 수 없는 질곡에 빠져 있다. 교육행정가들이나 교사들이나 '교육과정'을 단순히 '교육내용(현실적으로는 교과서의 내용)'으로만 보는 경향이어서 겉으로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교육과정이나 학교교육과정이 없어도’, 또는 ‘그런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교육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느냐’는 관점을 가지고 여전히 교과서를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아 가르치고 있다.

 

 

Ⅲ. 학교교육과정의 방향에 대한 제안

 

 

학교교육과정을 제대로 편성하려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우선, 지금처럼 추상적인 내용으로 작성하지 말고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학년 교육과정, 중등학교의 경우에는 교과별 교육과정 중심으로 편성해야 한다. 그것은, 여러 학교의 학교교육과정에서 교과․재량활동․특별활동 계획이 그 학교만의 계획이 아니라 전국의 어느 학교에 적용해도 좋을 만큼 포괄적․추상적으로 작성되어 실제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계획을 학년․교과 수준까지 낮추어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계획이 세워지면 교사들은 바로 그 문서를 보고 학급 교육과정이나 교과별 교육과정을 작성하고 학교교육과정의 방향에 맞는 교재연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사실은 여러 교사들이 교육과정 편성의 요령을 파악하지 못했을 뿐이지 이미 각 학교에서는 그 학교 나름의 교육과정을 잘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즉 교사들은 그들이 실천하고 있는 교육활동을 문서화하는 요령이 부족하여 계획과 실제가 괴리되고 있는 것에 늘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므로, 우선 실천하고 있는 그대로를 학교․학년․교과별 교육과정으로 편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작업만 잘 이루어져도 그 다음해에는 보다 수준 높은 학교․학년․교과별 교육과정이 편성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결정적인 권한을 가진 교육행정가 중에서 ‘학교교육과정은 교육행정의 핵심이며 그 개선이야말로 진정한 교육혁신’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를 연구․지도하고 개선하는 일에 나선다면, 그것은 모처럼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훌륭한 교육행정이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우리는 매우 바쁘니까 그런 사소한 것은 각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는 반응을 보이는 교육행정가가 많아서 본질과 지원의 우선순위가 뒤바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음은 이와 같은 생각으로 편성된 학교교육과정 사례이다.

 

<사례② : 2007학년도 ○○초등학교 학교교육과정>

Ⅰ. ○○교육과정의 기저(12쪽)

  1.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근거

  2. 제7차 교육과정의 기본방향

  3. ○○도 교육 방향

  4. ○○시 교육 방향

  5. ○○초등학교 교육 방향

  6. ○○초등학교 교육 메가트렌드

  7. ○○초등학교 교육 실태

Ⅱ.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22쪽)

  1. 편성․운영 방향

  2. 편성․운영 방법

  3. 편성․운영 내용(학년․학급 교육과정 : 별책)

Ⅲ. ○○초등학교 교육과정 평가(10쪽)

  1. 학생 평가

  2. 학교교육과정 평가

Ⅳ. ○○초등학교 교육과정 지원활동(19쪽)

  1. 교육환경 조성

  2. 특별실 운영

  3. 예산 편성․운영

  4. 조직

<부록>(30쪽)

  1. 연혁 및 상징

  2. 현장체험학습 운영 계획

  3. 생활지도 계획

  4. 학교교육과정 평가 설문지

 

 

Ⅳ. 제 언

 

학교교육과정 중심 교육계획을 수립하는 일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또 현실적으로는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수많은 시책의 구현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교육행정기관의 행정가들도 학교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무언가를 지시하고 확인해야 할 이른바 ‘책무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그들로서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행정의 현실이다. 그들이 각 교과와 재량활동, 특별활동, 그리고 생활지도 영역에서 지시하고 확인하고 싶은 사항을 찾으려들면 그 소재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그들이 쉽게 그러한 요구를 그만둘 가능성도 없다. 오죽하면 교육부에서 고시하는 교육과정 기준에서도 교육과정이 수용해야 할 수많은 요청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겠는가.

 

민주 시민 교육, 인성 교육, 환경 교육, 경제 교육, 에너지 교육, 근로 정신 함양 교육, 보건 교육, 안전 교육, 성 교육, 소비자 교육, 진로 교육, 통일 교육, 한국 문화 정체성 교육, 국제 이해 교육, 해양 교육, 정보화 및 정보 윤리 교육, 청렴․반부패 교육, 물 보호 교육, 지속 가능 발전 교육, 양성 평등 교육, 장애인 이해 교육, 인권 교육, 안전․재해 대비 교육, 저출산․고령 사회 대비 교육, 여가 활용 교육, 호국․보훈 교육, 효도․경로․전통 윤리 교육, 아동․청소년 보호 교육, 다문화 교육, 문화 예술 교육, 농업․농촌 이해 교육, 지적 재산권 교육, 미디어 교육, 의사소통․토론 중심 교육, 논술 교육 등 범교과적 학습 주제는 관련되는 교과, 재량활동, 특별활동 등 학교교육 활동 전반에 걸쳐 통합적으로 다루어지도록 하고, 지역사회 및 가정과의 연계지도에도 힘쓴다.

 

이와 같은 요구들을 제대로 수용한다면, 학교교육과정에는 이 사항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수많은 조건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곳’이라는 관점을 견지해야 하며, 그러한 관점으로 각 교과와 재량활동, 특별활동, 그리고 그것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하기 위한 계획을 잘 수립하여 실천하고 평가(피드백)하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