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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함수곤3

전 편수국장 H에 대하여 예전에 교육부 편수관으로 들어갔을 때, 편수국 관리관(국장)은, 특이한 인물이었습니다. 실력도 실력이려니와 카리스마도 대단했고, 신념도 남달랐습니다. 한때 나에게도 편수관으로서의 신념과, 심지어 오만 같은 게 있었다면, 그런 분이 근무하는 곳의 공무원이라는 자부심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분 밑에서 오래 근무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건 공무원으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 때문이었습니다. 바꾸어 생각하면 잠시라도 함께 근무할 수 있었던 것만 해도 행운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분은 정년 퇴임 즈음에 영국에 머무르면서 누드 사진 등에 온갖 이야기를 실어 친지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더니 귀국해서는 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더 이상 누드 사진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어언 2000호에 이르.. 2013. 9. 19.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Ⅱ) 그분은 알고 보면 가까이 갈 수 있는 틈을 준다 2005년 2월초부터 그분이 친지들에게 '한밤의 사진편지'를 보내고 있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고 있겠지만, 나에게 특히 인상깊은 점은 그분이 취재하는 세상의 수많은 일들, 이런 저런 교육단상 같은 '멀쩡한' 사연 아래에는 꼭 볼 만한 사진을 곁들이는데 그것이 대부분 낯뜨거운(그래봤자 단 한번도 그 흔한 포르노그라피는 아니고 매번 예상보다는 더 '홀랑홀랑' 많이 벗어버려서 혼자 보는데도 '낯뜨거운') 장면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나 그건 초기의 일이었다. 그분의 처남이라는 분이 나서서, 평생을 교육에 몸바쳤으므로 그런 사진을 모아 보내기보다는 교육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충고를 해왔다면서 그분이 당장 그 비판을 수용한 이후로는 내가 보기에.. 2007. 10. 16.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Ⅰ) 완연한 가을입니다. 저 같은 사람도 가을을 탑니다.2005년 12월,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로 정년을 맞이한 함수곤 선생은 예전에 교육부 편수국장을 지냈습니다. 정년 기념으로 『함수곤의 편수교류기』라는 책을 냈는데, 그때 저는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을 냈습니다. 올가을에는 그 생각이 나서 여기에 그 글을 옮깁니다. 좀 길어서 나누어 실었습니다. 그분은 노래방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분은 몇 사람이 오랜만에 모였을 때 저녁식사만 하고 헤어질 때가 있었을까 싶고, 식사까지 합쳐 3차까지는 가야 제대로 된 모임이라는 느낌을 갖는 것 같다. 그러므로 누가 그분의 기분을 좀 맞추어 주고 싶다면 식사를 하면서 대뜸 "우리 식사하고 나서 노래방에 들렸다 헤어집시다" 하면 당장 교과서를 제대로 만들었을 .. 2007.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