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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한국교육5

암기의 한계 (2024.11.28) 1990년대 초 소설 『개미』 『타나토노트』 등으로 우리나라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기 시작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후로도 여러 작품을 발표하면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베르베르의 인기가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가 암기하기에 딱 좋은 온갖 지식이 소설 속에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평론가들은 뭐라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 독자들이 현실 혹은 실제상황을 방불케 하는 그의 공상·상상의 세계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는 암기를 싫어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서 그 걱정을 잊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데, 선생님들이 늘 뭔가 외우라고 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수능.. 2024. 11. 29.
그 교실에서 말없이 나를 바라보던 숙에게 (2024.5.31) 숙아! 벌써 오십 년이 다 되었지? 아침마다 우리가 그 교실에서 만나던 날들… 넌 습관적으로 내 표정을 살폈지. 그 모습이 왜 잊히지 않는지… 성적이 좋지 않았던 넌 6학년 때에도 내내 그대로였어. 아이들은 웃거나 놀리지도 않고 그냥 ‘꼴찌’라고만 했지. 당연한 일이어서 비웃거나 놀리거나 할 일이 아니라고 여겼겠지. 넌 주눅이 들어 있었어. 학교는 주눅이 드는 곳? 네가 처음부터 내 표정을 살펴보며 지낸 건 학교에 주눅이 들어서였던 것이 분명해. 담임이란 언제 어떤 언짢은 소리를 할지 모르는 존재였겠지. 너의 그 표정은 내내 변하지 않았어. 졸업하고는 마음이 편해졌을까? 주눅 들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을까? 그렇지만 일찌감치 사회로 나갔고 꼬박꼬박 학력(學歷)을 묻는 이 사회 어디서나 ‘초등학교 졸업’이.. 2024. 5. 31.
아이들 천국 아이들 천국 "여긴 아이들 천국이에요."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나갔다가 저 유명한 서울 ○○동에서 왔다는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직접 들으니까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거기에선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어요." 거기 아이들은 초등학교 다니면서 아예 고등학교 과정까지 다 배워버린다고 .. 2018. 5. 5.
정말 '공부'가 뭘까? (2017.11.20) 전국 고교(2358교) 중 야간자율학습('야자') 실시 학교는 1900개교(80.5%)! 그중 995개교는 밤 10시까지지만 11시가 넘도록 공부하는 학교도 245개교(12.9%)! 이 싸늘한 밤에도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야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렇게 말해 미안하지만 마음 든든하기보다는 그 고생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느낌이다. 아예 1학년 때부터 실시한다는 41개교 학생들은 '자율'의 의미나 알고 참여하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붙잡아둔다"고도 표현하지만 무슨 공부를 그토록 하는가 싶고 꼭 해야 한다면 밤낮없이 한곳에 모여 앉아 있기보다 다양한 곳에서 '더 자율적으로' 공부하면 안 되는지, 어떻게 그리 획일적, 전체적인 자율을 좋아하는지 두려움마저 느끼게 된다. 또 교육학이란 결국 어떻게 가르쳐야 .. 2017. 11. 20.
말기암 앓는 한국교육 '10대 안의 악마'라는 신문기사를 읽고 쓴 「'10대 안의 악마'라니요?」라는 제 글에서 저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 이렇게 하지 말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합시다. 기본계획부터 새로 세웁시다." 그런 움직임이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이런 관점으로 하고 싶은 말은 끝도 없을 것입니다. 그걸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우리 교육은 아이들에게는 재미가 없습니다." 재미없는 공부도 필요하다느니, 그 따위 쓸데없는 소리 좀 제발 그만합시다.  ♬  그러나 한 달이 가깝도록 지켜봐도 학교의 잘못을 지적하고 꾸짖는 내용, 아이들을 더 혹독하게 다루고 잘못을 저지르면 생활기록부에 잘 기록해 두어야 하며, 이제부터는 경찰력을 동원해서 잘 살펴봐야 한다는 내용, 비행 신고를 접수하는 전화번호를 통합관리하자는 내용.. 2012.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