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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편지쓰기3

『상실 수업』⑵ 편지쓰기(발췌)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데이비드 케슬러 『상실 수업』 김소향 옮김, 인빅투스, 2014 때로는 과거를 우리 입맛에 맞게 만들어 그것을 정화하려고 한다. 우리의 실수가 밖으로 퍼져나가기를 원치 않으며 특히 누군가를 잃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이런 작업을 거치다 보면 그 사람의 전부 그리고 장단점, 밝고 어두운 면 모두 포함한 그대로의 모습을 애도할 기회를 놓쳐버릴지도 모른다.(150) 슬픔은 밖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고통과 슬픔은 오직 표현할 때만이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사랑한 이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실천하기 편하며, 단어를 밖으로 꺼내어 언제든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다. 의사소통을 상실해버린 고인이 된 그 사람에게 무슨 말을 써야 하며 심지어 왜 편지를 써야 하는가? 기억나는 만큼 멀리 과거.. 2022. 2. 10.
편지쓰기 Ⅰ 밤에 이 편지들을 씁니다. 저녁식사 후에 아내와 함께 TV를 보거나 하다가, 헬스장에 가서 하체(下體)가 굳어버리지 않도록 좀 부스대고 돌아오면 아내가 TV를 끄고, 그러면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이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내가 이 짓을 계속해야 하나?' '언제까지 이 짓을 하나?' 더러 회의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Ⅱ '친구 맺기'를 하자는 블로거들이 있을 때마다 '이런 좋은 것도 있구나!' 하고 무조건 그러자고 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골골하면서 얼마를 더 살겠나' 싶고 이래저래 부담스러워서 스스로 '친구 맺기'를 하자고 연락을 보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굳이 친구가 되자는 데는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나!' 싶어서 '얼씨구나!' 했는데, 알.. 2014. 6. 15.
사라지는 것들 : 졸업앨범 첫 페이지 한 면 가득 독사진을 넣고 그 다음 페이지까지 집무 모습으로 가득 채우게 하는 교장들로서는 섭섭해할 일이겠지만, 졸업앨범이 사라진답니다. 그런 교장들에게는 '섭섭해 할 일'이 아니라 '있을 수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사라지는 것들 중에는 '그것 참 잘 됐다!' 싶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없어진다는데야…… ◈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지 인터넷판 기사 내용을 전한 아래의 스크랩을 보십시오. 졸업앨범은 벌써 판매량이 크게 줄고 있고, 그 이유는 학교들이 페이스북 등을 활용해 온라인 앨범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지 않습니까. "에이, 영 없어지는 것은 아니네? 인터넷 앨범으로 바뀌어도 내 독사진은 실을 수 있을텐데 무슨 상관이야?" 그러.. 2011.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