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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파우스트5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기쁨 소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작품이다. 그런 문호도 인간이니까 그를 싫어하거나 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겠지. 그중 프리드리히 니콜라이(계몽주의자)는 괴테의 작품을 패러디한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1775)을 썼고, 그걸 못마땅하게 여긴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그 작가를 '엉덩이 시령사(視靈師)'로 등장시켜 풍자했다. 엉덩이 시령사가 등장하는 장면은 이렇다. 노학자 파우스트가 마녀의 부엌에서 영약을 마시고 20대의 청년이 되어 순진무구한 처녀 그레트헨을 쾌락의 대상으로 삼은 데다가 그녀의 어머니와 오빠까지 죽게 한 죄책감에 빠지자,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그를 발푸르기스의 밤의 환락경으로 이끌어 파우스트는 또다시 도덕적 마비에 빠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 엉덩이 시령사가 등장한.. 2023. 4. 2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2》 정서웅 옮김, 민음사 2009 파우스트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주선으로 온갖 세상을 다 경험한다. 심지어 헬레나와 만나 아들까지 낳으며 살았다.("구운몽"?) 제우스의 딸 헬레나는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메넬라오스(Menelas)는 왕비 헬레나가 트로야의 파리스 왕자에게 유괴당하자 전쟁을 일으켜 토로야를 멸망시켰다. 파우스트 내게 아직 두 눈이 있는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름다움의 샘물, 철철 넘쳐나는 게 보이는가? 나는 무서운 여행길에서 가장 축복받은 선물을 가져왔구나. 지금껏 세계는 얼마나 보잘것없고 폐쇄돼 있었던가! 하지만 내가 사제가 된 이후로 어떻게 변했는가? 비로소 바람직한 것, 근본이 있고 영속적인 것이 되었다! 만일 내가 그대와 다시 떨어지.. 2022. 10. 26.
"시(詩)는 낭비입니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마차를 모는 미소년으로 가장해서 부귀의 신 플루투스(Plutus)로 가장한 파우스트를 모시고 황제의 의전관을 만납니다. 《파우스트 2》(민음사, 56쪽)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의전관 그 기품은 설명할 수가 없구먼. 하지만 달처럼 둥글고 건강한 얼굴, 두툼한 입술에 꽃 같은 두 뺨이 터반의 장식 밑에서 빛나고 있구려. 주름 많은 옷을 입고도 마냥 편안한 모습이야. 그 단아한 모습을 무어라고 말할까? 통치자로선 잘 알려진 분인가봐. 마차를 모는 소년 바로 이 분이 부귀의 신 플루투스십니다! 이렇게 화려한 차림으로 납신 것은 지엄하신 황제의 간청 때문이지요. 의전관 그렇다면 그대 자신은 무엇 하는 누구인지 말해 보게나! 마차를 모는 소년 저는 낭비입니다. 시(詩)이지요. 자신의 재화를 아.. 2022. 10.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1》 정서웅 옮김, 민음사 2009(41쇄)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찾아온 학생에게 자신이 파우스트인양 면담을 하고 있습니다. 악마는 어떤 존재인가 했더니 이런 인간입니다. 메피스토펠레스 (혼잣말로) 이젠 이 따위 무미건조한 말투에 진저리가 나는군. 다시 악마 노릇을 제대로 해야겠는걸. (큰소리로) 의학의 정신을 터득하기란 쉬운 일이지. 대세계와 소세계를 두루 연구하고, 결국은 신의 뜻대로 되어가는 대로 내버려두는 거지. 자네가 학문을 한답시고 싸돌아다녀도 별수없는 일, 누구든 배울 수 있는 것만을 배울 뿐이라네. 그러나 기회를 포착하는 자야말로 진정한 남자라고 할 수 있지. 자네는 제법 체격이 당당하고 배짱 또한 부족한 것 같지 않으니, 자네 스스로 자신감만 갖.. 2022. 10. 18.
노인들은 왜 조롱을 받을까? '노인들은 왜 세상 사람들로부터 조롱을 받을까?' 시몬 드 보부아르의 《노년》을 읽으며 신화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되었을지 궁금했습니다(흔히 신화에서 근원을 찾지 않습니까?). 제우스를 찾아보았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신들과 인간들의 아버지라는 위상에 걸맞게, 제우스는 자기 아버지 크로노스의 시대를 지배했던 티탄족과의 초기 전투에서 승리해 권위를 얻었다. 크로노스는 자기의 모든 자식들을 삼켜버렸으나 제우스의 어머니 레아는 제우스를 돌과 바꿔서 그를 구했고, 제우스는 자기 아버지를 무너뜨렸다. 그는 메티스를 삼켜서 한 몸에 힘과 지혜를 지니게 되었다. 제우스의 실용적 능력은 유명했으며 전혀 틀림이 없었고, 그의 판결은 비평의 여지가 없었다. 호메로스는 제우스가 정의의 황금 저울을 든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 .. 2022.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