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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침묵4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침묵』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침묵』 공문혜 옮김, 홍성사 1982 Ⅰ 패션 잡지 『엘르』의 편집장 장 도미니크 보비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오직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는 신세가 되었더랍니다. 내 친구 블로거(자훈)가, 그 장 도미니크 보비가 쓴 실화라며 『잠수복과 나비(Le Scaphandre et le papillon)』라는 책을 소개했습니다. 그 책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답니다. “내가 만일 나의 지적 잠재력이 시금치나 당근의 지적 능력보다 월등하게 우수함을 증명하고자 한다면, 의지할 데라고는 나 자신밖에 없다.” “목욕의 즐거움을 상기할 때만큼 현재의 내 상태가 비참하게 느껴지는 순간은 많지 않다.” 내 친구 블로그의 『잠수복과 나비』로 바로가기 http://blog.daum.net/lipok/1.. 2013. 2. 13.
이재무 「꽃그늘」 꽃그늘 이재무 꽃그늘 속으로 세상의 소음에 다친 영혼 한 마리 자벌레로 기어갑니다 아, 고요한 나라에서 곤한 잠을 잡니다 꽃그늘에 밤이 오고 달 뜨고 그리하여 한 나라가 사라져갈 때 밤눈 밝은 밤새에 들켜 그의 한 끼 식사가 되어도 좋습니다 꽃그늘 속으로 바람이 불고 시간의 물방울 천천히 해찰하며 흘러갑니다 이재무 시인의 이 詩는 상봉역에 내려가 면목동 방향 중간쯤에 서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도 각자 저런 자벌레다, 우리의 영혼도 저런 자벌레의 영혼일 것이다, 그런 얘기겠죠. 시인이 그렇다면 당연히 그런 거죠. 어쩔 수 없는 거죠. 자벌레라면 싫다, 밤새의 밥이 되는 건 죽어도 싫다, 그렇게 말하면 웃기는 거죠. 더구나 세상의 소음에 다쳐 꽃그늘 속으로 들어갔으니까요. 더구나 천천히 해찰하며 가도 된다.. 2011. 5. 25.
막스 피카르트『침묵의 세계』Ⅱ 막스 피카르트/최승자 옮김 『침묵의 세계』 까치, 1999(5쇄) 다시 『침묵의 세계』의 세계를 소개합니다. 「내가 읽은 책」이라는 코너에 싣는 책 속에는, 읽었으므로 그 내용을 정리해 두려는 것도 있고, 구입비가 아깝고 읽은 시간이 아까워서 적어두는 것도 있지만, 남에게는 감추려 했다가 '큰맘먹고' 소개하는 책도 있습니다.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는 그런 책입니다. 우리 학교 교직원 생일 때, 지난해에는 매달 다른 책을 선정해서 사주었는데, 그게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선 "1만원 미만의 책으로 선정해주면 좋겠다"는 행정실장의 통제를 받아야 하니까 그것부터 까다로운 조건이 되었습니다. 교직원들은 잘 모르지만, 교장 혼자서 다 써버리는 줄 아는 '업무추진비' 중에는 교사들이 집행하는 경비, 행.. 2009. 4. 9.
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최승자 옮김, 까치 1999 소개하고 싶지 않을 만큼 아껴두었던, 정말 좋은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대부분 거짓말인 ‘강추(强推)’니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책'이니 그따위 말은 생각조차 하기 싫습니다. 한꺼번에 읽어도 좋지만 조금씩 읽어도 얼마든지 좋습니다. 책날개에는 다음과 같은 소개가 보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는 논평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직접 읽어주시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막스 피카르트는 고뇌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고뇌의 특징은 그것이 무서울 만큼 엄밀하다는 데에 있습니다.…(라이너 마리아 릴케) 고백을 해야 할까? 막스 피카르트의『침묵의 세계』를 처음 읽게 되었을 때 내가 당황했다는 것을. 책을 펼치기만 하면 그 어디에서나 우리는 피카르트가 침묵에 대.. 2009.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