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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종교4

알랭 드 보통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박중서 옮김, 청미래 2011 책에 관해서만큼은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려는 의욕으로 필자를 소개하고 줄거리를 만들고 감상을 쓰는 건 아무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알랭 드 보통(무신론자)은 가톨릭을 중심으로 종교의 유용성을 제시하면서 무신론자들도 종교의 훌륭함을 염두에 두고 '새로움'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 내용을 요약해 놓았다가 나중에 살펴볼 필요가 있을까? 그럴 필요가 있다면 내게 절실하게 다가오는 문제를 다룬 부분을 옮겨보는 것이 낫겠다. 우선 인간이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가에 대해 욥을 소개한다. 무신론자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구약성서의 내용은 바로 욥기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책은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는지 하.. 2023. 7. 11.
얀 마델(소설) 《파이 이야기》 얀 마델(소설) 《파이 이야기》 공경희 옮김, 작가정신 2015 49쇄(2004) 이 책이 재미있더라는 어느 작가의 글을 본 건 오래전이었고 알라딘 강남점에서 중고본을 구입해 놓았는데 '내가 차지할 수 있는 파이(pie)는 어느 정도인지 속상해하는 얘기일까?' 추정해 보면서 또 망설이다가 지난겨울 팔을 다쳐 숨 쉬고 먹고 책 읽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어 '마침내' 읽었는데, 아이고~ 이런 바보! 읽지 않았더라면 어쩔 뻔했나! 이렇게 재미있는 책은 드물지 싶다. 나는 언제 또 이만큼 재미있는 책을 만나게 될까. 인도 소년 피신 몰리토 파텔의 애칭이 '파이'(그러니까 애플파이라고 할 때의 그 pie가 아니라 pi)다. 호기심 충만하고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나는 힌두교도다. 붉은 쿰쿰 가루가 담긴 조각한 .. 2023. 3. 26.
에드워드 윌슨 《지구의 정복자》 에드워드 윌슨 《지구의 정복자》 이한음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3 신화가 인류의 기원과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는 세계관과 그렇지 않다는 세계관을 서로 화해시킬 수 있을까? 솔직하게, 그리고 짧게 대답하자면, 아니다. 둘은 화해시킬 수 없다. 둘의 대립은 과학과 종교, 경험주의적 태도와 초자연적 존재를 믿는 태도의 차이를 정의한다.(17) 이것이 전제다. 호모 사피엔스를 이 수준으로 밀어붙인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늘어난 장기 기억, 특히 꺼내어 작업 기억에 집어넣을 수 있는 장기 기억과 단기간에 시나리오를 짜고 전략을 세우는 능력이 아프리카를 탈출하기 직전과 이후에 유럽을 비롯한 각지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정복 전쟁을 수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데에 동의한다. 복잡한 문화의 문턱까지 밀고 간.. 2022. 7. 14.
외롭고 무서우면 그게 나에게 희망 같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교회나 절에 가보면 좋지 않겠느냐고 권유하는 사람이 주변에 아직은 남아 있습니다. 지금 데려가도 헌금을 모으는 등의 일에 약간의 쓸모가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겠지요. 다만 제대로 살아가는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기'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측은하다', '그렇게 좋은 곳이 있는데 왜 이렇게 있느냐?' 그런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목사가 설교를 해주고 신자들끼리 돈독하게 지낼 수 있는 교회에 나가면 덜 외로울 것입니다. 땡땡이중이 있는 절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요일에 그런 곳 주변을 지나가 보면 다 알 수 있습니다. 가물가물하게 이어진 주차 행렬도 볼 수 있고, 화기애애하게 지내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외롭기는커녕 더없이 다정한 마음으로 서로를 감싸주며 살.. 2012.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