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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자유5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발췌)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Escape From Freedom》 김석희 옮김, 휴머니스트출판그룹 2023 "우리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은 해외에 있는 전체주의 국가가 아니다. 우리 자신의 개인적 태도와 우리 자신의 제도 속에는 외적인 권위와 규율, 획일성, 외국의 지도자에 대한 의존이 승리를 거둘 수 있게 해 준 조건들이 존재하고, 바로 그것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한다. 따라서 싸움터는 이곳, 우리 자신과 우리 제도의 내부에도 존재한다."(죤 듀이)(21) 프로이트는 개인의 정서적 장애와 정신적 불안이라는 현상에 관심을 기울여, 우리를 화산 꼭대기로 데려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분화구를 들여다보게 해 주었다.(25) 인간이 타인이나 자연과의 원초적 일체감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 2023. 12. 16.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Escape From Freedom》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Escape From Freedom》 김석희 옮김, 휴머니스트 2023 인간이 타인이나 자연과의 원초적 일체감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에서 자유를 얻으면 얻을수록, 인간이 '개인'이 되면 될수록(自由의 쟁취), 자발적인 사랑과 생산적인 일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결합시키거나(그 자유의 享有) 자신의 자유와 개체적 자아의 본래 모습을 파괴하는 끈으로 세계와 자신을 묶어서 일종의 안전보장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자유로부터의 逃避)는 것이다(39). 이 책의 주제이다(괄호 안은 답설재가 붙인 설명임). 인간 생활의 예로부터의 변화 과정은 이 주제를 보여주고 있다. 국가적·사회적으로도 그렇다. 현재의 상황도 그렇다. 개인적인 현재의 사정도 그렇다.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사람도 있고, 웬만.. 2023. 12. 16.
아내와 나의 대결 나는 컵을 '이렇게!' 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내는 그렇지 않습니다. '저렇게!' 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렇게!' 놓아야 위생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아내는 '저렇게!' 놓아야 위생적이라고 설명합니다. 나는 아내가 주장하는 방법으로 놓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비위생적인 점을 지적합니다. 아내는 내가 주장하는 방법으로 놓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비위생적인 점을 지적합니다. 우리는, 내가 컵을 관리할 때는 내가 주장하는 방법으로 놓았습니다. 아내는 아내가 컵을 관리할 때 아내가 주장하는 방법으로 놓았습니다. 아내는 내가 놓은 컵을 보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고쳐놓았습니다. 나도 아내가 놓은 컵을 보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고쳐놓았습니다. 나는 3이나 4로 놓는 방법도 생각해.. 2018. 9. 22.
"맘대로 해!" 자동차 가지고 잘난 체하면 밥도 주지 말고 한 사나흘 아주 저렇게 자동차 채로 올려놓으면 좋겠다. 브레이크에서 발만 떼면 아래로 굴러 떨어지도록 해놓으면 좋겠다. 저렇게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아도 좋겠다. 잘난 체하는 정치인, 잘난 체하는 행정가 특히 교육행정가, 기업인 특히 재벌, 잘난 체하는 문인 특히 시인…… 그럼 너무 많겠지? 지붕이 좁아서 안 되겠지? 그럼 취소! 잘난 체하거나 말거나. 차라리 그 자동차를 타고 지붕으로 올라가고 싶은 사람(그런 정치인, 행정가, 재벌, 시인 포함)은 그렇게 하라고, 맘대로 하라고 해줄 수 있어도 좋겠다.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싶은 사람에게도 그렇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만 내려와!" "싫어!" "싫어? 그럼 맘대로 해! 밤새도록 그렇게 있어!" "알았어! .. 2016. 7. 10.
로랑 세크직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나날』 로랑 세크직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나날』 이세진 옮김, 현대문학, 2011 KBS TV에서,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일본 오키나와에서 벌어진 미군과 일본군의 지상전에서 일본군이 한인 강제징용자들을 최전선에 세우고 자폭을 강요했다는 전 일본군 방위대장의 증언이 공개됐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당시 방위대장 이하 씨는 지난 1990년과 1992년에 "조선인들이 등에 폭탄을 짊어지게 하고, 도망치면 죽이겠다고 해서 모두가 (미군) 전차에 몸을 부딪쳐 숨졌다." "진짜로 싸운 건(일본군이 아니라) 오키나와 주민과 조선인들이었다."고 증언한 것입니다. 종전 67년이 지난 지금도 정확한 한인 희생자 수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이하 씨의 인터뷰는 그나마 거의 유일한 증언이라고 합니다.1 이러다가 언젠가.. 2012.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