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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엄마3

"엄마, 내가 얼른 가서 안아줄게요"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으로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어디가 아플 때, 가령 가슴이 아플 때, 가슴속의 내 핏줄이 흥분으로 아우성을 칠 때, 머리가 아프고 이명이 심해져서 완전 벌집을 쑤셔 놓은 것 같을 때, 수십 년이 지났는데 문득 억울할 때, 외로울 때,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울 때, 서러울 때, 이러지 말고 그만 돌아가고 싶을 때, 아무래도 신이 나지 않을 때...... 위안을 삼.. 2021. 1. 30.
베르나르 베르베르 〈아기의 애도〉 아기는 생후 8개월이 되면 특유의 불안감을 경험하게 된다. 소아과 의사들은 그것을 〈제9개월의 불안〉이라고 부른다. 엄마가 자기 곁을 떠날 때마다 아기는 엄마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죽었다고 믿는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심한 불안감을 드러낸다. 그 나이에 아기는 세상에서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기의 애도〉는 아기가 어머니로부터 따로 떨어져 있음을 의식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기는 한 몸 같은 결합을 단념하고 분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아기와 엄마는 떼려야 뗄 수 없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아기는 혼자 있게 될 수도 있고, 엄마 아닌 낯선 사람들―아기에겐 엄마 아닌 모든 사람, 경우에 따라서는 아빠, 할아버지, .. 2018. 2. 1.
「오래된 밥」 오래된 밥 최 준 말로 자라는 아이와 밥으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 밥 먹은 아이는 엄마에게 말을 뱉어내고 엄마는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밥이 만드는 말을 하루 세 번씩 하얗게 씻어 안치는 엄마 어제는 공룡을 만든 아이가 오늘은 나무를 만들고 하늘을 만들고 새를 만든다 아가야 넌 언제 세상을 다 .. 2011.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