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4 만남과 헤어짐 : 수양공과 경제 위군(魏郡) 사람 수양공(脩羊公)은 화음산(華陰山) 위 석실에서 살았는데 그가 돌 침상에 누우면 돌이 푹신하게 들어갔다. 그는 식사도 거의 하지 않았고 때때로 황정(黃精)을 캐어 먹었다. 경제(景帝)가 그의 도술을 배우고 싶어서 그에게 벼슬을 주고 예우하여 왕족의 저택에 머물게 했는데 몇 년이 지나도록 도술을 얻을 수 없자 조서를 내려 "수양공은 어느 날 떠날 수 있는가?" 하고 물었다. 수양공은 사자의 전언(傳言)이 끝나기도 전에 침상 위에서 흰 양으로 변했는데 그 옆구리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수양공이 전하께 하직을 고합니다." 멋진 수양공, 그리운 신선, 살고 싶은 대로 살다가 홀연히 떠날 수 있는 신선에게 무슨 허물을 말하겠습니까. 신선 이야기 《열선전 列仙傳》(유향 지음, 김장환 옮김, 지식을.. 2023. 11. 23. 자유자재로 살아가는 신선 '독자(犢子)' 업(鄴) 땅 사람 독자(犢子)는 젊을 때 흑산(黑山)에서 송실(松實)과 복령(茯苓)을 먹었다. 그는 수백 년 동안 어떤 때는 장년으로, 어떤 때는 노년으로, 또 어떤 때는 미남으로, 어떤 때는 추남으로 보여 사람들이 그가 선인임을 알았다. 독자는 늘 양도(陽都)의 주점에 들렀는데, 양도의 딸은 좌우 눈썹이 자라 맞붙고 귀가 가늘고 길어서 사람들이 기이하게 여겨 "천상의 인물"이라고 했다. 독자가 마침 누런 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주막에 들렀을 때 양도의 딸이 보고 좋아하여 머무르게 하고 받들어 모셨다. 어느 날, 그들은 복숭아와 오얏을 가지러 나갔다가 하룻밤을 자고 돌아왔는데, 그 과일은 껍질까지 달고 맛있었다. 다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그들의 뒤를 밟았지만, 그들이 문을 나서 송아지 귀를 끌고 걸어갔는데.. 2023. 9. 14. 봉황을 따라 날아가버린 소사 부부 진(秦) 나라 목공(穆公)은 딸 농옥(弄玉)이 퉁소를 잘 불어 뜰에 공작과 백학을 불러들이는 소사(蕭史)를 좋아하자 그에게 시집을 보냈다. 소사는 날마다 농옥에게 퉁소로 봉황 울음소리 내는 방법을 가르쳐 몇 년 후에는 봉황이 그 집 지붕에 날아와 머물게 되었다. 목공이 그들을 위해 봉대(鳳臺)를 지어주자 부부는 그 위에 머물러 몇 년 동안 내려오지 않다가 어느 날 봉황을 따라 함께 날아가 버렸다. 신선 이야기《열선전》에 나오는 이야기. 봉황을 따라 그렇게 날아가며 소사는 얼마나 좋았을까, 농옥은 또 얼마나 행복했을까? 골똘하면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신선이 될 수 있었을까? 마음과 몸에 상처가 많으면 길을 보고도 그렇게 할 수가 없었겠지? 날아갈 수 없으면 동전 한 닢을 가지고 강물 따라 가게 되.. 2023. 8. 31. 선대가 쌓은 재앙으로 뱀을 배설한 하간왕 옛이야기 좋아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전에는 '옛이야기' 하면 "에이~!" 해버렸는데 이것도 늙어서일까요? 괜찮아졌거든요. 하간(河間) 사람 현속(玄俗)은 파두(巴豆)를 먹으며 성시(城市)에서 약을 팔아 생활했다. 그는 환약(丸藥) 일곱 알에 1전을 받았는데 온갖 병을 낫게 했다. 하간왕이 괴밸병을 앓다가 그 약을 먹고 뱀 10여 마리를 배설하고 나서 약의 효능에 대해 물었다. "왕의 괴밸병은 6대째 쌓인 재앙으로 그것을 배설하게 된 것은 왕께서 초래한 바가 아닙니다. 왕께서 일찍이 사냥을 하시다가 새끼 달린 사슴을 놓아준 적이 있는데 사실은 기린의 어미였습니다. 왕의 그 인자하신 마음이 하늘을 감동시켰기 때문에 당연히 저를 만나시게 된 것입니다." 왕궁의 늙은 사인도 왕에게 아뢰었다. "저의 부친의 세대에.. 2023. 7.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