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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자유자재로 살아가는 신선 '독자(犢子)'

by 답설재 2023. 9. 14.

 

 

 

업(鄴) 땅 사람 독자(犢子)는 젊을 때 흑산(黑山)에서 송실(松實)과 복령(茯苓)을 먹었다. 그는 수백 년 동안 어떤 때는 장년으로, 어떤 때는 노년으로, 또 어떤 때는 미남으로, 어떤 때는 추남으로 보여 사람들이 그가 선인임을 알았다.

독자는 늘 양도(陽都)의 주점에 들렀는데, 양도의 딸은 좌우 눈썹이 자라 맞붙고 귀가 가늘고 길어서 사람들이 기이하게 여겨 "천상의 인물"이라고 했다.

독자가 마침 누런 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주막에 들렀을 때 양도의 딸이 보고 좋아하여 머무르게 하고 받들어 모셨다.

어느 날, 그들은 복숭아와 오얏을 가지러 나갔다가 하룻밤을 자고 돌아왔는데, 그 과일은 껍질까지 달고 맛있었다. 다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그들의 뒤를 밟았지만, 그들이 문을 나서 송아지 귀를 끌고 걸어갔는데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수십 년 뒤 그들은 그곳을 떠났다가 반산(潘山) 기슭에 나타나 겨울에 복숭아와 오얏을 팔았다.

 

 

신선 이야기《열선전》에서 봤습니다.

생각해보면 독자(犢子)처럼 살 수도 있었습니다.

나도 양도의 딸이 그를 좋아하고 따르게 된 것까지는 이루었고 그 뒤의 일이 다를 뿐이었습니다.

괜히 좌고우면(左顧右眄)에 매달려 여기에 이르고 만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