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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선생님께5

"아빠! 얼른 또 만나~"(아빠들에게, 세상의 선생님께) ★ 아빠들에게 2011년 8월 23일 오후, 전철역에서였습니다. 열차를 갈아타려고 걸어오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별의 외침을 들었습니다. "아빠! 또 봐~" "아빠! 잘 가~" "아빠! 얼른 또 만나~" "아빠! …………" "…………" 멀어져 가는 거리를 그 외침으로 메워보려는 듯 그 아이는 연달아 외치고 있었습니다. 나도 그 외침을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환승역은 언제나 번잡합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도 그 아이의 외침이 너무나 애절해서, 아주 또렷하게 들려서 '아빠!' 그 외침이 들려오는 곳을 찾아 주변을 살폈습니다. 아이는 이미 인파에 묻혔을 것입니다. 순간! 키가 큰 삽십 후반 아니면 사십 초반의 그 아빠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자꾸자꾸 뒤돌아보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얼.. 2021. 12. 17.
선생님께 - 어느 독자의 편지 2010년 2월 11일에 이 블로그에 실은 편지입니다. 이번에 블로그 시스템이 바뀌면서 글자는 잘 보이지도 않고 그나마 글씨체가 아주 이상해서 그대로 두기가 민망했습니다. 좀 잘난 척하려고 각주를 하나 달아 놓았었는데, 각주가 달린 글은 수정이 불가능하니까 어쩔 수 없이 오늘 날짜로 새로 싣게 되었습니다.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은 6년 만인 1016년에 딱 하나가 달렸습니다. 그것을 옮기고 댓글란은 두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선생님. 몸 관리 잘 하시길 간절히 기도드리곤 했는데 기어코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군요. .. 2020. 9. 11.
선생님께-'목사 아버지의 손에 미라가 된 14세 소녀' Ⅰ 선생님! 지난달에는 부모에게 살해된 한 초등학생 시신이 훼손된 채 4년 가까이 냉장고에 들어 있었던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또 충격적인 일이 보도되었습니다. 한 여중생이 사망한 지 11개월 만에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딸을 두들겨 패서 죽여버린 아버지는 교회 담임목사이고 신학대학교의 존경받는 겸임교수랍니다. 이 신문 저 신문 눈에 띄는 대로 읽어보았습니다(2016.2.4). - 13세 딸 시신… 미라 될 때까지 집에 둔 獨 유학파 목사(조선일보) - 결석 1년… 13세 소녀의 죽음, 또 아무도 몰랐다(동아일보) - 목사 아버지 손에 미라가 된 14살 소녀(한겨레)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목사 중에도 목사답지 못한 사람이 있다." "교수 중에도 교수답지 못한 사람이 있다... 2016. 2. 5.
K 교사에게 보내는 답장 K 교사에게 보내는 답장 K. 힘들어서 술을 반 병이나 해치웠다고? 아주 한 병을 다 '해치우지' 그랬어요? 1990년대 초 혼자 3년간을 지낸 사당동 그 이층 셋집에서 밤이면 교과서에 넣을 지도를 수작업으로 그린 적이 있어요. 그 숱한 밤에 아껴 두었던 여러 병의 술을 모두 '해치웠었지요'. 컴퓨터가 아니라 로터링펜을 쥐고 제도에 관한 아무런 도구도 없이 지도를 그린다는 건 지금 생각하면 상상도 하기 싫은 고된 작업이죠. 내가 지도를 그리지 않아도 교과서는 나왔겠지만, "아이들에겐 바로 이런 지도를 보여줘야 한다"며 그 지도들을 구상하고, 수많은 선, 기호를 그려넣고, 색깔을 정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어서 가슴이 아려오는 걸 느껴요. 누가 그걸 알겠어요? 알아주기나 하겠어요? K의.. 2011. 5. 20.
오겡끼데스까? 학교에서는 환영회나 취임식, 그런 이름으로 회식을 할 때이군요. 3월 둘째 주니까요. 좋겠습니다. "얼른 해치워야 이레저레 좋다"며 지난주에 이미 '해치운' 학교도 있겠지요. 회식 하는 날, 교장(아래 편지에서는 '대빵')은 몇 차까지 따라가는 게 좋습니까? 나는 꼭 1차만이었는데, 처음에는 몇 차례 2차까지만 가자고 졸랐습니다. "교장이 따라가면 싫어한다면서요?" "교장선생님 같으면 괜찮아요." 그렇게 대답했지만 속아넘어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곧 조르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2차의 프로그램은 주로 어떤 겁니까? 노래방? 차 한 잔? 맥주로 입가심? 어떤 거라도 좋겠지요. 그곳에서 떨어져나갈 사람 떨어져나가고 3차까지 갈 '핵심인사들'이 구분되는 게 중요하니까요. 언젠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아이.. 2010.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