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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생각5

생각과 느낌, 몸이 따로따로 있다 생각은 느리다. 내가 처한 시간과 공간을 따르지 못할 때도 있다.앞으로 나가려고 하기보다는 뒤쪽을 바라보려고 한다.생각이 흐르는 시간과 함께하고, 그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과 함께하려면 허덕허덕해야 할 것 같다.드문드문 생각해도 무방하다는 건 편리하고 고마운 일이다.몸은 여기에 있다.자다가 깨면 새삼스럽 '내가 여기 있구나' 한다.얼핏 '거기인가?' 하다가 설풋 둘러보고 '여기구나' 하고는 또 잠이 든다.생각이나 느낌은 엊그제나 잘해봤자 어제에 머무르기 일쑤인데, 몸은 늘 오늘 이 시각(시간)의 여기에 있다.달이 가고 해가 바뀌는 것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느낌은 자주 생소하다.느낌은 큰일날 일 없는 사소한 것이다. '그 참... 내가 이미 여기에 있네'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생각과 느낌, 몸은.. 2025. 3. 31.
혼자 생각함 저렇게 서 있다.딴짓을 하다가 내가 볼 때만 점잖은 척하는 건 아닐 것이다. 뭘 생각하는 걸까? 혹 누구를 기다리나?그렇게 물으면, 너도 이러잖아, 할 것 같다. 궁금해할 것 없을 수도 있다.'내 생각'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지내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떠들썩한 곳이 세상 같지만 그런 시간은 짧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은 길다. 2025. 2. 19.
리처드 칼슨《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리처드 칼슨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강미경 옮김, 창작시대 2008 (2판 25쇄=1·2판 90쇄) 뻔한 얘기일 것 같아서 몇 번이나 뽑았다가 도로 집어넣었던 책입니다. 오랫동안 꽂혀 있었던 건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서였습니다. 가령 이런 얘기입니다. 누구나 생각이라는 것을 한다. 그리고 사람들 모두에게는 각기 모두 다른 '기분'이라는 것이 있다. 생각과 기분이 저마다 독특하기 때문에 다들 각자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당신을 비롯해 당신의 사랑하는 배우자, 당신의 믿음직한 동료, 당신의 귀여운 자녀도 예외일 수는 없다. (...) 사람들마다 다른 생각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 2020. 11. 18.
김언희 「눈먼 개 같은」 눈먼 개 같은 김언희 눈먼 개 같은 생각, 정육점에 풀어놓은 눈먼 개 같은 생각, 어느새 하고 있는 생각, 처음 하는 것도 아닌 생각, 내가 처음인 것도 아닌 생각, 지저분한 안주 같은 생각, 젖꼭지까지 박혀 있는 돼지 껍데기 같은 생각, 하고 싶지 않아도 하고 있는 생각, 하지 않아도 하고 있는 생각, 등 뒤에서 악어처럼 아가리를 쩍 벌린 채 기다리고 있는 생각, 그림자가 천장까지 닿아 있는 생각, 구멍구멍 쥐새끼처럼 들락거리는 생각, 뼈를 갉아대는 생각, 고무장갑을 불면 튀어나오듯 튀어나오는 생각, 출처가 불분명한 생각, 다리를 절고, 혀를 절고, 자지를 절고, 심장을 절룩거리는 생각, 내가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는 그 어떤 생각보다 더 역겨운 생각, 여분의 입, 여분의 혀, 여분의 생식기를 가진 생각.. 2019. 7. 10.
이 시간 나를 멀리 떠나는 생각들 뒤로 더러 앞으로 빛살처럼 가버리는 것들 2017.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