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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삶의 이유2

내 독서에 대한 나의 희망 나는 읽어야 할 책을 얼른 다 읽고 싶다. 읽어야 할 책? 사놓은 책, 꼭 한 번 읽으라고(그렇지만 이젠 누가 보낸 것인지도 모를 몇몇 권의 책) 아니면 내 책 좀 보라고 보내주는 책, 새로 나오는 책을 일부러 찾아서 사지는 않지만 더러 사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게 되는 책...... 저 서장(書欌)에서 나를 기다리는 책. 읽을 책은 줄어들고 있나? 모르겠다. 줄어들기를 기대하며 읽는 수밖에 없다. 다 읽으면 할 일이 있다. 읽은 책 중에서 꼭 확인해야 할 내용을 찾는 일이다. 가령 "백 년 동안의 고독"에서 서장에 관한 부분, 그 부분은 소설 "향수"(파트리크 쥐스킨트)에서 그 지독한 향수 전문가가 자신이 냄새 맡아본 몇 천 가지의 향수를 종류별로 자신의 뇌 속 창고에 보관하듯 수많은 책이 정리되.. 2023. 3. 12.
죽을 만큼 지겨운가? 1 『시지프의 신화』(알베르 카뮈)에서 죽음(자살)에 이르게 되는 인간이 부조리를 느끼게 되는 시점이 생각났다. 갖고 있는 몇 가지 번역본에서 그 부분을 찾아보았다. 어느 것이 충실한지 보려고 한 것은 아니고, 다만 그 '시점'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 1 우연히 무대 장치들이 무너지는 수가 있다. 기상·전차·사무실 혹은 공장에서의 네 시간, 식사·전차·네 시간의 일·식사·잠, 그리고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그리고 토요일, 똑같은 리듬에 따라, 이 길을 거의 내내 무심코 따라간다. 그러나 어느 날 〈왜〉라는 의문이 솟고, 그리하여 모든 것이 당혹감 서린 지겨움 속에서 시작된다. 〈시작된다〉―이것이 중요하다. 지겨움은 어떤 기계적인 생활의 행위들 끝에 오는 것이지만,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2019.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