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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무명의 교사2

K 교사에게 보내는 답장 K 교사에게 보내는 답장 K. 힘들어서 술을 반 병이나 해치웠다고? 아주 한 병을 다 '해치우지' 그랬어요? 1990년대 초 혼자 3년간을 지낸 사당동 그 이층 셋집에서 밤이면 교과서에 넣을 지도를 수작업으로 그린 적이 있어요. 그 숱한 밤에 아껴 두었던 여러 병의 술을 모두 '해치웠었지요'. 컴퓨터가 아니라 로터링펜을 쥐고 제도에 관한 아무런 도구도 없이 지도를 그린다는 건 지금 생각하면 상상도 하기 싫은 고된 작업이죠. 내가 지도를 그리지 않아도 교과서는 나왔겠지만, "아이들에겐 바로 이런 지도를 보여줘야 한다"며 그 지도들을 구상하고, 수많은 선, 기호를 그려넣고, 색깔을 정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어서 가슴이 아려오는 걸 느껴요. 누가 그걸 알겠어요? 알아주기나 하겠어요? K의.. 2011. 5. 20.
리콴유의 유언 1997년에 덩샤오핑이 세상을 떠났을 때 "집안에 빈소를 차리지 말고, 눈은 기증하고, 유골은 바다에 뿌리도록 하라"는 그의 유언이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1997년, 그때 저는 한창 바쁘기도 했지만 속으로 '그 조그마한 사람이?' 하고 만 것 같은데, 중국인들이 그 유언을 듣고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처음에는 그 유언을 잘 지켜주었지만, 몇 년 후 그의 생가를 복원하여 기념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단 유언을 지켜주었으니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을까요? 이런 걸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하는 거겠지요. 덩샤오핑 같은 유언을 남긴 지도자들은 찾아보면 더 있을 것입니다. 사실은 그런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이겠지요. 아직 생존해 있지만,.. 2011.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