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5 장세련 《살구나무 골대》 장세련 《살구나무 골대》조혜정 그림, 연암서가 2024 전원주택을 지어 시골로 내려가 사는 은우네 삼대(三代) 이야기다. 삼대 이야기지만 사실은 주요 등장인물은 은우와 동생 은한이(표지화에도 나오는 저 아이들), 할머니와 할아버지이고, 아빠와 엄마는 기꺼이, 자연스럽게 엑스트라가 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미소를 지었다. 날씨도 그렇고 뉴스도 그렇고(웬 뉴스를 어떤 방송은 거의 하루종일 전하고 있다. 질리지도 않나...) 짜증 나기 딱 좋은데 이 책을 들고 있는 동안에는 무슨 마취제를 맞은 것처럼 '행복'해서 차라리 남은 시간에는 동화나 자꾸 읽을까 싶기도 했다. 일화는 은우네 살구나무를 소재로 이어진다. 살구나무꽃이 피어 살구를 다 딸 때까지. 특별한 일도 아닌, 당연한 이야기들인데도 신선하.. 2024. 7. 28. 장세련 동화 《시크릿 키》 장세련 동화 《시크릿 키》 권혜수 그림, 연암서가 2023 5학년이 된 로미와 영교는 아직 '커플 선언'은 하지 않은 절친이다. 사이에 전학생 이진이 끼어든다. 이진이의 풍부한 지식과 깔끔한 외모, 세련된 태도가 아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그 이진이가 영교에게 접근하자 로미는 위기감을 느낀다. 얘들이 어떻게 될까, 로미의 갈등은 어떻게 전개될까...... 그 생각과 마음의 흐름이 자연스럽다. 이진에게 질투를 느끼고, 영교와의 사이를 의심하고, 이진이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헤어진 사실을 알고 짓궂은 심리를 발동하고, 이진이의 필통까지 훔쳐 망가뜨리고... 그러다가 그런 행동들을 스스로 깨달아 극복해 가는 과정이 어떤 매뉴얼처럼 퍼져 나갈 수 있다면 세상은 훨씬 깔끔한 곳이 될 것 같았다. 환영처럼 나타.. 2023. 11. 25. 세련에게 :《황금 똥을 누는 고래》를 읽고 네 스무 번째 책 《내가 왜요?》가 교보문고 '이달의 책'에 선정된 건 놀랍고도 당연한 일이야. 세상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치관 같은 걸 신선하게 곱게 전해주는 넌, 네 가슴속에 뭘 가지고 있을까? 열아홉 번째 동화집 《황금 똥을 누는 고래》를 읽으며 그 생각을 했어. "외로움이 너를 지켜 줄 거다. 어울리고 싶다고 함부로 나다니지 마라." 아빠 엄마 고래를 잃고 혼자 놀며 풀이 죽은 아기 향유고래가, 모진 작살을 맞고 끌려가면서 당부하던 아빠의 말을 기억해내는 걸 보며 이 이야기를 아이들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상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세 번째... 다른 이야기도 아이들이 가슴 깊이 받아들였으면 싶은 건 마찬가지였어. 어른들은 흔히 그렇게 말하잖아? "요즘 애들은 어려움을 몰라. 저렇게 커.. 2022. 12. 10. 미하엘 엔데 《마법 학교》 미하엘 엔데 《마법 학교》 카트린 트로이버 그림|유헤자 옮김 | 푸른숲 2004 1 연초(年初)라고 해봐야 1월 1일 하루만 휴일이니까 연초라는 말이 풍기는 것만큼은 조용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현직에서 물러난 나 같은 경우에는 연초라고 해서 특별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굳이 조용하기로 따진다면 일 년 내내 연초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또 웃으시겠지만 왠지 좀 조용한 연초에 동화를 읽었습니다. 소원(所願)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소원 나라는 소원을 이룰 수 있는 나라입니다. 미하엘 엔데는 소원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직접 찾아가 깊이 연구할 기회가 있었답니다. 일단 그곳 소원 학교(말하자면 소원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의 수업을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소원이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짐작하셨겠지만.. 2020. 1. 16. 마저리 키넌 롤링스 《비밀의 강 The Secret River》 마저리 키넌 롤링스 글|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비밀의 강 The Secret River》 김영욱 옮김, 사계절 2013 1 플로리다의 숲 속 칼포니아네 마을에도 불경기가 찾아들었습니다. 아빠는 생선을 팔아 생활해왔는데 요즘은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 조만간 가게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칼포니아는 알버타 아주머니로부터 '비밀의 강'을 찾아가는 길을 알아내어 메기를 엄청나게 많이 잡아왔습니다. 아빠는 그 메기를 가난한 이웃들에게 외상으로 내어 주었고, 사람들은 기운을 차려 일거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2 '비밀의 강'을 다시 찾고 싶었던 칼포니아가 알버타 아주머니와 나눈 대화입니다( 43쪽에서 두 사람의 대화 부분만 옮김). "알버타 아주머니, 비밀의 강을 못 찼겠어요." "얘야, 이런 말을 해서 안됐다만.. 2018. 4.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