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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도살장 사람들4

도살장 현장학습 내가 사랑에 빠져 있었던 시절에는 모든 게 달랐다.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지금의 내가 아니었다. "지금 네가 하는 것은 아주 훌륭한 직업이야."라고 누누이 혼자 중얼거렸고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할머니를 다정하게 포옹했고 이 동네도 정말 평화롭고 살기 좋은 아늑한 곳이라고 믿었다. 내가 그녀를 만난 것은 도살장에서였다. 그렇다고 그녀가 거기에서 일을 했다는 소리가 아니다. 그녀는 유치원 선생님이었다. 그녀가 격주로 금요일마다 현장학습을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에 오는 바람에 그녀를 만났던 것이다. 도살장에서는 요일별로 모든 연령대의 방문객을 받았다. 그녀가 데리고 오는 가장 어린 연령층의 방문객은 주로 동물 구경을 하고 암소는 "음메" 하고 울고 양은 "메"하고 운다는 등, 주로 그런 것들을 배우러 온.. 2015. 8. 24.
현장학습에 대하여 현장학습을 흔히 '체험학습'이라고 하고 있지만, 그건 사실은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좀 꼬아서 이야기하면 현장에 가서도 체험학습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굳이 현장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별활동'과 '재량활동'이 사라진 자리에, 그 뭐죠? 자주 바뀌기도 하지만, 자꾸 '창체'라고들 하니까………… 아, '창의적 체험학습'! 그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게 별로 좋지 않은 교육영역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창의적인 게 좋다면, 그럼 '창의적 국어', '창의적 사회', '창의적 수학'……은 어떨까요? 그 이름을 지은 학자에게 좀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창의적 체험학습'이라………… 뭘 어떻게 하자는 건지………… ♬ 지난해 10월 마지막 날, '이런 체험학습 어때요?.. 2013. 5. 19.
조엘 에글로프 『도살장 사람들』 조엘 에글로프 『도살장 사람들』 이재룡 옮김, 안규철 그림, 현대문학 2009 도살장에 근무하는 사람들, 도살장이 있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곳입니다. 서쪽에서 바람이 오면 썩은 달걀 냄새가 난다. 바람이 동쪽에서 부는 날이면 유황 냄새에 목이 콱 멘다. 그게 북풍인 때에는 시커먼 연기가 머리 위로 날아든다. 그리고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남쪽에서 바람이 일어나면, 딱히 다른 단어가 없어서 하는 말인데, 정말 똥 냄새가 난다.(7) ♬ '지식인이나 사변적 인물'은 거의 등장하지 않고,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특색이 없는 특색을 지닌 익명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대부분 "착하고 겁 많고 순진한 영혼의 불구자, 현대사회의 낙오자들"이며 "주변에서 흔히 볼.. 2013. 4. 8.
조엘 에글로프 『도살장 사람들L’étourdissement』 『현대문학』 2009년 2월호에 소설의 일부가 소개되었다. 번역자(이재룡 숭실대 불문과 교수)가 다음과 같은 주를 붙였다. 『도살장 사람들』은 조엘 에글로프Joël Egloff의 네 번째 소설이다. 『현대문학』은 에글로프의 처녀작 『장의사 강그리옹』과 두 번째 작 『해를 본 사람들』에 이어 『도살장 사람들』을 출간하기에 앞서 일부를 먼저 소개한다. 이 작품은 시골마을의 도살장에서 일하는 남자가 겪는 소소한 일상을 그린 이야기이다. 폐수처리장, 쓰레기하차장, 폐차장에 둘러싸인 마을에 사는 어리숙한 사람들의 어두운 일상이 작가 특유의 해학적 시각으로 그려진 『도살장 사람들』은 수상작이다. 프랑스 라디오 방송국인 '엥테르'가 주관하는 은 전국 각지의 독자를 대표하는 25명이 투표로 수상작을 결정한다. 이제 겨.. 2009.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