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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과서 편집인3

기이한 길에서 보내는 편지 걸핏하면 지난날이 떠올라 사람을 괴롭힙니다. 그 지난날이란 것이 교과서라는 것에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것들 중에 하필이면 교과서라니 원……. 그렇긴 하지만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더구나 교과서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는 분들을 처음 만나 신기해하고 부러워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어이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겠지만 그게 '정말로' 진심이었으니 이건, 그러니까 좀 거창하게 표현하면 이렇게 걸어가는 이 길은, 제게는 필연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교과서에 관한 일을 하는 분들이라면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간 저 문선공부터 존경했습니다. 정말입니다! 문선공! 그렇습니다. 임금으로부터 받았음직한 시호(諡號) '文善公' 혹은 '文宣公' 들이 아니라 여기저기 몇 개의 알전.. 2017. 10. 19.
어느 편집인의 교과서관-교재의 재구성- A 출판사의 교과서 개발 연구 회의에 참석했을 때의 일입니다. 본론을 이야기하기 전에 인사치례로 사장, 전무, 상무, 팀장이 차례로 한 마디씩 했습니다. 자원 인사가 회사를 방문한데 대한 덕담 수준이었으으로 그 발언들은 하나같이 기억할 만한 가치가 없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편집 실무자 차례가 되었습니다. "교과서 개발 업무를 진행하면서 일선 학교에서 학생 지도에 전념하시는 선생님들 말씀을 경청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과서 이야기만 나오면 선생님들 말씀은 거의 언제나 교육과정과 교과서 재구성에 대한 것이 주류를 이룹니다. 교과서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때마다 저는 듣고 있기가 참으로 난처하고 송구스러워서 어떻게 하면 여러 선생님들께서 편안하게 가르치실 수 있게 해드릴 수.. 2015. 9. 24.
빛나는 편집인 교과서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멋진 글 한 편을 소개합니다. 이미 한국교과서연구재단『교과서연구』제56호(2009년 4월)에「교과서 편집자의 변」으로 게재된 글입니다. 이 글을 제 블로그에도 탑재하고 싶어서 미래엔컬쳐그룹(옛 대한교과서주식회사) 윤광원 상무에게 다리를 놓아달라고 부탁해서 필자의 승낙을 받았습니다. 이 글의 필자가 미래엔컬쳐그룹 검정교과서팀의 국어과 과장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저보고 “열심히 일해 본 것이 언제였나?” 묻는다면, 1990년대에 지역교과서를 포함한 사회과 교과서 편찬에 심혈을 기울였던 일, 2000년대 전반부에 제7차 교육과정의 적용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것으로 대답할 것입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글은, 저에게 분투 노력하던 그 1990년대가 떠오르게 했습니다. .. 2009.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