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광고 시간에 매월 몇천 원 혹은 딱 만 원씩의 기부금 얘기를 하면 가책을 느낄 때가 있다.
부(富)의 정도를 막론하고 알 만한 사람이 그렇게 살아가냐고 묻는 듯하고, 마음만 먹으면 그 정도의 기부는 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생각 때문이다.
한때는 나도 몇 군데 기부금을 내면서 살았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자문위원도 했고, 그렇게 바쁘게 살면서도 장기간 그 활동을 증진시키는 데 필요한 봉사활동도 했었다.
그러다가 현직에서 물러나게 되고, 연금 외에는 아무런 수입이 없게 되자 마음이 변했다. 부부가 연금을 받는 사람들을 보게 되고, 아무래도 위축되는 걸 느끼게 되면서 겨우 한 군데에만 기부금을 보내게 되었다. 거기는 그럭저럭 30년 가까이 되었다.
어제 저녁에는 맑은 물을 먹지 못해 목숨을 잃는 어린이가 하루에 1400명이고, 기부금은 월 7000원이라는 광고를 보고 내가 이렇게 매정해도 되나 싶었고, 그래도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렇게 양심에 가책을 느끼는 대로 기부금을 보낼 수는 없다는, 두 가지 생각으로 갈등을 느꼈다.
다른 사람 생각하며 사는 것도 어렵지만, 매정하게 사는 것도 쉽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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