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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by 답설재 2026. 2. 10.

 

 

 

일곱 녀석이 몰려올 때도 있는데 지금은 네 녀석이다.

그런데도 이 녀석은 저기에 끼지 못해 따로 좀 달라고 혹은 저도 좀 먹게 해달라고 졸랐다.

크게 이야기하지도 않고 작게, 애처롭게 하소연했다.

기가 막혔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 녀석은 혼자서도 곧잘 오는 녀석이다.

그렇게 와서 내가 뭘 하는지 지켜보다가 간다.

그러므로 그렇게 하소연할 만한 입장이다.

다만 나는 저 녀석들에게 그걸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

그게 저 녀석에게 미안했다.

그렇지만 저 녀석들의 행태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내겐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나는 그저 일주일에 한 번, 이 겨울 들어서는 한 달에 두세 번, 하루하고 반나절쯤 머물면서 먹이를 주었을 뿐이다.

'집사들'이 알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지만 나로서는 그렇게밖에 할 수가 없다.

그러려면 아예 주지를 말라고?

나에게 단 한 가지 주장만 하라면 그렇게 주장하겠다. "그것만은 할 수 없다!"

그날은 정말 추워서 들어가버리고 싶었지만 얼른 그릇 하나를 더 찾아서 따로 먹이를 주었다.

 

 

 

 

 

그랬더니 저 녀석들 좀 봐!

다른 녀석들도 모두 몰려와 이 녀석에게 준 그릇을 빼앗아버렸다.

이 녀석은 또 이렇게 내쳐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저 녀석들이 실컷 먹고 어디론가 사라졌을 때 그릇을 또 채워주었다.

먹었겠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생활지원센터장 명의의 알림장을 봤다.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나는 모르겠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여기서는 주지 말고, 저기서는 줄 수밖에 없다.

여기서는 남몰래 녀석들을 챙겨주는 아주머니를 안다. 그냥 모르는 척하면 된다.

나는 그런 걸 판단할 만한 지식도 없고, 그런 걸 연구해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

되는대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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