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오전, 여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삼대가 함께 인사차 오겠다며 날짜와 시간을 알렸다.
폭설로 취소된 지난달 말 약속을 얘기하며 슬펐다고 했다.
'얘들이 왜 굳이 오겠다는 걸까? 나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는데……'
혹 시간이 없는 것일까?
나이로 그런가? 육체적으로? 이 삶에 무슨 자격증 같은 게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내가 만약 새 출발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일까?
어디를 향해 출발하는 것일까?
안갯속 같은 곳으로?
어디로든 가긴 가야 하는 것이겠지?
그냥 앉아서 '세월아 네월아' 할 수는 없겠지?
안갯속으로 혹은 또 한 해의 봄 속으로 어디로든……
지금 전화를 어디서 받는지 물었다.
아침에 나와서 쉬고 있다고 대답했다.
운전 좀 조심하라고 했다.
그러지 않아도 10분만 늦게 다니면 여유롭다는 다짐을 하던 중이라고 대답했다.
꼭 그렇게 하라고, 더 슬프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무턱대고 알았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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