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핑거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김영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1
이 책은 두툼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나는 우선 여러분에게 실제 역사적으로 폭력이 줄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어야 하는데, 이 생각 자체가 회의와 불신과 때로는 분노마저 일으킨다는 것을 잘 안다. 우리는 타고난 인지적 도구 때문에 오늘날이 폭력의 시대라고 믿기 쉽다. 미디어가 '유혈이 낭자하면 톱뉴스가 된다'는 모토에 따라 (...)(14)
·나는 양쪽 팔의 근육이 고장 나서 1,400페이지의 이 책을 들어 옮기기가 힘들었고, 책상 위에 세워 붙잡고 있기도 괴로웠다. 걸핏하면 일어서서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며 읽었다. 내가 이 책 읽는 걸 본 사람은 사서까지 모두 네 명이다. 이제 하다 하다 저렇게 두꺼운 책을 다 읽는구나 했을 것 같아서 겸연쩍다.
#2
마음에 관한 이론에 따르면, 마음이란 뇌에 갖춰진 인지적, 감정적 능력들로 구성된 복잡한 체계이고, 그 뇌의 기본 설계는 진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이런 능력들 중 일부는 우리를 갖가지 폭력으로 이끌지만, 또 다른 능력들은─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을 빌리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협동과 평화로 이끈다.(17)
·이 책의 제목은 링컨의 그 말에서 왔다.
#3
비국가 사회의 남자들은 전쟁에 지독하게 진지하다. (...) 화학 무기, 생물 무기, 대인(對人) 무기가 다 있다. 동물에서 얻은 독을 화살촉에 바르는가 하면, 부패 조직을 발라 두어서 맞았을 때 상처가 곪게 만든다. 화살촉이 화살대에서 부러지게끔 설계함으로써 피해자가 뽑아내기 어렵게 만든다. 전사들은 적의 머리통, 머릿가죽, 생식기와 같은 트로피를 포상으로 취한다. (...) 세상에서 제일 끔찍한 방법으로 괴롭히면서 즐거워한다. 조개껍데기로 산 사람의 가죽을 벗기고, 신체 일부와 관절을 조금씩 잘라 불에 구운 다음에 희생자가 살아서 지켜보는 동안 그 살점을 먹는다.(105)
·'십자가형'에 대해서는 이미 옮겨 썼지만 이 책에는 폭력에 관한, 생각만 해도 몸이 떨리는 사례들이 제시되어 있다.
#4

·나는 지도를 좀 본 사람이고, 실제로 교과서의 지도를 작성해 보기도 했지만 이런 지도가 다 있다니 싶었다.
#5
스페인 종교 재판소에서 썼던 유다의 요람이란 게 있다. 발가벗긴 희생자의 손발을 묶고, 허리에 쇠로 된 벨트를 둘러 그것으로 몸을 들어 올린 뒤, 날카로운 쐐기 위에 몸을 얹어 항문이나 질을 꿰뚫는 것이다. 피해자가 근육을 이완시키면 , 쐐기의 뾰족한 끝이 근육을 찢었다. '뉘른베르크의 처녀'는 아이던메이든의 한 종류로, 못들이 피해자의 급소를 관통해 너무 빨리 고통을 종식시키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배열되어 있다. 중세의 연속 판화를 보면, 피해자의 발목을 묶어 매단 뒤 가랑이 사이로 톱을 넣어 몸통을 반으로 벤다. 설명문에는 유럽 전역에서 반역, 마술, 군사적 불복종 등(242)
·이러려면 뭘 하려고......
#6
아프리카 노예무역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잔혹한 장이다. 16~19세기까지 적어도 150만 명의 아프리카인이 대서양을 건너는 노예선에서 죽어 갔다. 그들은 사슬로 한데 묶인 채 갑갑한 오물투성이 화물칸에서 여행했다. 어느 목격자가 말했듯이 "해안에 무사히 당도한 사람들도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비참한 모습이었다." 이후 밀림과 사막을 행군하여 해안가나 중동의 노예 시장으로 가는 길에 수백만 명이 더 스러졌다. 노예 상인들은 얼음 장수의 사업 모형에 따라 자신들의 화물을 취급했다.(281)
·백인들은 충분히 사과하고 미안해하고 빚도 갚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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