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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잘됐네! 2026년!

by 답설재 2026. 1. 1.

1950년 이전의 어린이들은 운이 좋았다. 그들은 너무나 멋진 광경을 구경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증기 기관차가 역으로 들어오는 장면이었다. 아이들은 증기 기관차처럼 그렇게 크고, 위풍당당하고, 뜨겁고, 쉭쉭 대는 소리를 내고, 한숨을 헉헉 내쉬고, 강하고, 우아하고, 관능적이고, 강하고, 여성적인 것을 일찍이 본 적이 없었다. 당시의 어린이들에게는 증기 기관차 운전수가 가장 근사해 보이는 직업이었다. 더구나 이 멋진 일을 수행하는 사람은 이마에 거대한 운전용 렌즈를 달고, 그을음으로 새까매진 멋진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밀 졸라는 이 멋진 기관차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인간 야수》라는 작품에서 기관차 운전수와 그의 기관차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나는 지난해 마지막 날 밤, 그러니까 어젯밤 미셸 투르니에의 이 글(「철도와 도로」)을 읽고 있었는데, 첫 문단을 읽고 약간 맛이 간 사람처럼 혼자 앉아 웃음을 참지 못했고, 두 번째 문단에서 에밀 졸라의 소설 이야기를 읽는 동안에는 '내가 에밀 졸라 소설은 많이 읽은 편인데 하필 이 작품은 읽지 못했구나. 이 책이 우리 동네 도서관에 있을까?' 생각했다.

 

세 번째로는, 나 같은 주제는 죽었다 깨어나도 미셸 투르니에 흉내도 못 내겠지만, 그래도 이제부터는 좀 재미있는 글을 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어서 생각했다. '그래, 잘됐네! 2025년도 가버리고 내일은 2026년이 시작되는데 아무런 다짐이나 계획도 없이 어정쩡하고 미안하게 나이만 한 살 더 먹네...' 했는데 이걸(좀 재미있는 글을 쓰는 걸) 새해 계획으로 삼자! 잘됐네, 잘됐어!' 하게 된 것이다.

 

이 계획은 금상첨화다.

내 글은 쓸데없이 길기만 해서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독자들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는데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 짓을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지만, 곧 그만두거나 죽거나 한다 해도 그동안이라도 그렇지, 좀 덜 미안해 할 수 있는 일이 금상첨화(錦上添花)까지는 아니라면 적어도 일석이조(一石二鳥)는 되겠지.

 

잘됐네! 20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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