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삶을 위한 시간을 가질 거예요. 자유로운 시간을. 계획도 없고 습관도 없이 우리의 삶을 꿈꿀 수 있을 거예요. (......)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것이 허용되는"
조르주 무스타키의 노래를 들으며 나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내겐 그런 시간이 있었나?
나도 몰래 지나가버렸나?
지금이라면 너무 늦었지?
그럼 어떻게 하지?
조르주 무스타키 Georges Moustaki 「삶을 위한 시간 Le temps de vivre」
☞ "아니끄의 샹송듣기" https://youtu.be/sYQlzYO5w3U
노래는 다시 서서히 다가왔는데도 충격을 받았다. '내 삶은 어떻게 되고 있는 거지?'
지금 나의 시간은 분명 자유롭다.
계획이나 습관에 따르지 않아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모든 게 가능하고 모든 게 허락되고 있다.
나의 이 시간들은 나의 삶을 위한 시간들이어야 한다.
나는 그걸 방치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언젠가 바뀔 수 있다.'
어떻게 하지?
조르주 무스타키, 다 잊고 있었는데 《현대문학》에 연재되는 「안규철의 내 이야기로 그린 그림」을 읽다가 이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다.
안규철의 그 연재는 한결같다. 언제나 두 페이지이고 언제나 좌측에는 그림, 우측에는 글이다. 올 3월호의 연재는 175회로 제목은 「삶을 위한 시간」이었다.
새로 나온 책 덕분에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에 나가게 되었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생방송에서 책 얘기만 할 수 없으니 중간중간 음악을 틀어주는데, 나더러 몇 곡을 추천해달라고 한다. 좋아하는 노래들 중 서너 곡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조르주 무스타키Georges Moustaki의 「르 탕 드 비브르Le temps de vivre」가 제일 먼저 떠올랐는데, 30대 초 유학 준비를 하던 시절에 카세트테이프로 무한 반복해서 듣던 곡이다. "우리는 이제 삶을 위한 시간을 가질 거예요. 자유로운 시간을. 계획도 없고 습관도 없이 우리의 삶을 꿈꿀 수 있을 거예요. (......)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것이 허용되는" 그가 잔잔한 음성으로 노래하던 그 '삶을 위한 시간'은 그 시절 내게 얼마나 간절한 꿈이었던가. 그러나 그런 시간이 과연 있었을까. 계획도 습관도 내려놓고, 모든 것이 가능한 삶을 위한 시간이 내게 있었을까.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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