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책'(베르베르 베르나르)에서 주인공은 오랫동안 동굴 속에서 살아온 도인을 만난다.
도인은 말한다. "인생이란 한낱 허깨비일 뿐이다."
우리의 주인공이 말한다.
"당신에게는 모든 것이
반투명한 폭포수의 장막 너머로 보입니다.
그 때문에 당신은 인생이 허깨비일 뿐이라고
믿는 것이지요.
그건 마치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세상을 관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자 도인은 텔레비전이 뭐냐고 묻는다.
그대는 녹음된 웃음소리가 나오는
판에 박힌 미국식 연속극과
주부 시청자들을 위한 멜로드라마,
똑같은 구호를 무수히 반복함으로써
사람들을 쇠뇌시키는 광고,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신변 잡사를
주절주절 늘어놓는 토크쇼 따위로
텔레비전을 설명하려고 한다.
도인은 그대 이야기에 갈수록 흥미를 느끼는지
그대 쪽으로 자꾸 다가간다.
..................................
한때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했다.
그렇겠다고 생각했고 그 말을 잊히지 않았는데, 이제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바보상자가 아닌 걸까?
하나마나한 말일까?
그런 말을 하면 시끄러워지기 때문일까?
"녹음된 웃음소리가 나오는 판에 박힌 미국식 연속극,
주부 시청자들을 위한 멜로드라마,
똑같은 구호를 무수히 반복함으로써 사람들을 쇠뇌시키는 광고,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신변 잡사를 주절주절 늘어놓는 토크쇼 따위로
텔레비전을 설명하려고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왜 그렇게 썼을까?
나는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자신을 괴롭히나?
해답 없는 문제들이나 만들어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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