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모프와 앨퍼의 이론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수십억 년 전에 우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공간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그 내부는 엄청나게 뜨거운 중성자 기체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작은 공간에서 대폭발이 일어나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했고, 부피가 커질수록 온도가 내려가면서 중성자들이 서로 충돌─융합하여 수소를 비롯한 원자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가설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 자연에는 질량이 5인 원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질량이 4인 헬륨에 도달하며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들 수 없다는 뜻이다. 헬륨에 또 다른 중성자를 추가하면(질량=5) 원자핵이 매우 불안정해져서, 약 10억×1조분의 1초 만에 분해된다. 또 하나의 중성자가 침투하여 질량=6인 원소로 변신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질량=5"라는 장벽을 뛰어넘는 한 가지 방법은 헬륨 두 개가 충돌하여 질량=8인 핵을 만드는 것인데, 이것도 수명이 1만×1조분의 1초에 불과하여 질량=9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가모프와 앨퍼의 가설은 틀린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우주에는 분명히 탄소, 산소, 철, 우라늄 같은 무거운 원소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대체 어디서 만들어졌을까?
해리 클리프 《다정한 물리학How To Make An Apple Pie From Scratch》(다산사이언스 2022, 155)이라는 책에서 옮겼다.
읽으며 생각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왜 이러는 거지?' '뭘 어떻게 하려고 이런 복잡한 생각들을 하는 거지?' '이걸 알아내서 뭘 어떻게 하려는 거지?'......
과학자들의 생각은 저렇게 해서 끝없이 이어지겠지만, 그리고 내 생각을 들으면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피식 웃겠지만('미친놈이야') 내 생각도 그렇다. '저 사람들 미친 거 아닐까?'
농담을 해봤다. 연구를 해야 하겠지, 그럼!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다행히(?) 이야기는 저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지고 있었다.
가모프와 앨퍼가 미국에서 이것 때문에 한창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영국의 젊은 물리학자 프레드 호일 Fred Hoyle도 같은 문제를 공략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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