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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내 친구의 백혈병

by 답설재 2024. 8. 23.

적혈구(원반모양) - Photo by PIXABAY.com (출처 : 블로그 Daily-Happy)

 

 

 

 

내 친구 J가 혈액암에 걸렸다. 백혈병이라는데 암이란 몸 어디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것이라면 피에 무슨 종양이 생기나? 인터넷에 들어가서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 골수 같은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장기나 면역기능을 수행하는 세포를 만들어내는 장기에서 발생하는 암. 백혈병(leukemia), 림프종(lymphoma), 다발골수종(mulitiple myeloma) 등이 있다.

· 골수와 같은 조혈 조직에서 발생한 암으로, 비정상적인 미성숙 백혈구(백혈병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는 질환. 정상적인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의 생성은 오히려 억제된다. 정상적인 혈액세포 생성이 억제되면, 면역저하로 세균 감염이 쉽게 되고, 빈혈 증상(어지러움, 두통,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출혈 경향을 일으킨다.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백혈병 세포 자체로 인해 고열, 피로감, 뼈 통증, 설사, 의식저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치료받지 않는 경우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 백혈병은 신체의 조혈 기관인 골수의 정상 혈액 세포가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암세포로 전환,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백혈병 세포는 무한 증식하여 정상적인 백혈구, 적혈구 및 혈소판의 생성을 방해하여 정상 혈액세포의 수치를 감소시킨다. 이는 신체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 백혈병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골수에서 나온 백혈병 세포는 혈액 순환을 통해 전신으로 퍼진다. 백혈병 세포는 간, 비장, 림프절, 중추 신경계 및 여러 장기에 침착될 수 있다.

등등등...............................

 

 

무엇이든 인터넷에 들어가 살펴보면 대체로 복잡하고 얽히고설킨다. 세상의 일들은 '이렇게 간단하다니!' 싶은 건 없다고 보면 되고, 무엇을 검색하든 나올 땐 결국 '복잡하구나' 하게 되고 지치게 된다.

 

그건 그렇고, 경위를 들어보았더니 초기에 발견된 경우라고 한다. 발목이 부어서 신경내과라든가 하는 델 갔다가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고, 혈액검사 결과 혈액암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J는 그럼 그만하면 운수가 좋은 것인가?

그는 우리 친구들에게 "나는 답설재 덕분에 연금을 받으며 산다"고 이야기해서 나를 겸연쩍게 한다. 이만큼 살아놓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누구에게나 착하기만 하다.

지난겨울에는 오랜만에 한번 만나고 싶긴 하고 해서 강남역에서 만나 "나 모처럼 짜장면이 먹고 싶네. 집에서는 택도 없지 뭔가" 했더니 답설재가 그동안에는 좋은 음식을 더러 사주더니 오늘은 이런 요청을 다 하는구나 싶었는지 얼른 알겠다고 했고 식사가 끝나자 인근 커피숍에서 커피까지 샀는데 그날 그는 좀 들뜬 것 같고 신이 난 것 같기도 했다.

 

그나저나 한 달에 한 번씩 암치료를 받아야 한다는데 돈은 되는지 모르겠다. 딸이 병원 갈 때마다 잘 데리고 다니더라고 자랑을 했다. 그 딸이 돈도 대어주는 것일까?

"이봐, J. 여기 우선 1,000만원이 준비되었네. 이걸로 치료하게. 모자라면 또 대어주지."

이럴 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나는 얼마나 좋을까...

생각으로는 신이 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삶은 서글프다.

 

혈액암은 전이가 잘 된다니, 그건 또 어떻게 하나?

"이봐, 의사 말 잘 들어야 해! 처음부터 전이가 되거나 하면 그 형편에 말이 아니지."

이 말이나 할까? 큰소리 떵떵 쳐볼까?

큰소리 치는 나는 좋겠지만 그는 섭섭할 수도 있겠지?

그럼 유야무야 넘어가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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