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녹기를 기다려 들어왔는데 또 눈이 내렸다.
비로 시작했는데 눈으로 바뀌었고, 가늘던 눈발은 이내 폭설이 되었다.
가슴속에만 남아 있어 애써 감추며 살던 것들마저 잃어버린 나는 시인이 한계령을 넘으며 만나고 싶어 한 그런 눈은 생각할 것도 없다.
눈은 외로웠다.
올해의 마지막 눈일까?
이 겨울에는 이미 여러 번 내렸지만 알 수는 없다.
3월에 눈이 내린다고 해서 큰일 날 일도 없고
가슴 무겁게 하는 그 봄이 더디 온다고 해서 탈 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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