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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2024년 2월 25일(일요일) 눈

by 답설재 2024. 2. 26.

 

 

 

 

 

눈이 녹기를 기다려 들어왔는데 또 눈이 내렸다.

비로 시작했는데 눈으로 바뀌었고, 가늘던 눈발은 이내 폭설이 되었다.

가슴속에만 남아 있어 애써 감추며 살던 것들마저 잃어버린 나는 시인이 한계령을 넘으며 만나고 싶어 한 그런 눈은 생각할 것도 없다.

눈은 외로웠다.

올해의 마지막 눈일까?

이 겨울에는 이미 여러 번 내렸지만 알 수는 없다.

3월에 눈이 내린다고 해서 큰일 날 일도 없고

가슴 무겁게 하는 그 봄이 더디 온다고 해서 탈 날 일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