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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글을 쓴다는 것 : 멋있는 유발 하라리

by 답설재 2024. 1. 20.

"사피엔스"(김영사 2016) 표지 안쪽 프로필 사진

 

 

 

과학은 자연선택으로 빚어진 유기적 생명의 시대를 지적설계에 의해 빚어진 비유기적 생명의 시대로 대체하는 중이다. 특히 오늘날의 과학은 우리에게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재설계할 수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역사 과정 동안 수많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혁명이 존재했지만 인간 그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신라시대나 고대 이집트 시대 선조들과 여전히 동일한 몸과 마음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사회와 경제뿐 아니라, 우리의 몸과 마음도 유전공학, 나노 기술, 뇌기계 인터페이스에 의해 완전히 바뀔 것이다. 몸과 마음은 21세기 경제의 주요한 생산물이 될 것이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서문을 읽으며 아득한 느낌이었다. 독후감을 쓰기가 어려울 것 같은 절망 같은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흥분하지도 않고 전개할 수가 있지?

어떻게 이처럼 간결한 문장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결국 두고 봐야 하겠지?

그에게서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얼마나 좋을까?

저 표정 좀 봐. 머리칼은 많지 않아도 얼마나 멋있는지......

 

 

이제 우리는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예수나 부처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전통적으로 죽음은 사제와 신학자의 전공이었지만 오늘날 이 분야를 공학자들이 넘겨받았고, 실험실의 괴짜 연구자 두 명이 이를 해결해 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예수나 부처를 기다리겠지만 유발 하라리의 말을 외면할 수는 없겠지?

 

 

이런 기술적 혁신은 거대하고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위협을 낳을 수도 있다. 이를 낙관하거나 비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현실주의자가 되어,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과학이지 공상과학 소설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작해야 할 가장 적당한 시기다.

이와 비교한다면 각국의 정부나 시민들이 걱정하는 여타의 문제들은 아주 사소하다. 물론 글로벌 경제위기, 테러단체 '이슬람 국가IS', 남중국해의 긴장 등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그 중요성은 '인간강화 human enhancement'라는 문제와 비교하면 새 발의 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