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齊) 나라 구익부인(鉤翼夫人) 조(趙)씨는 아리땁고 가녀린 미인으로 청정함을 좋아했는데 6년 동안 앓아누운 뒤 오른쪽 손이 오그라들었고 음식도 조금밖에 먹지 못했다.
그때 망기술사(望氣術師)가 "동북에 귀인의 기운이 있다"고 해서 조정에서 수소문하여 그녀를 찾아냈다. 무제(武帝)가 그녀의 손을 펴보았더니 옥으로 만든 대구(帶鉤) 하나가 들어 있었고 오그라졌던 그 손이 저절로 펴졌다.
무제가 그녀를 총애하여 소제(昭帝)를 낳았지만 나중에는 권력 문제로 그녀를 살해하고 말았는데 입관한 시체가 차가워지지 않고 한 달 동안 향기가 났다.
마침내 소제가 즉위하여 다시 그녀를 매장하려 했지만 관 속에는 명주 신발만 남아 있었다.
신선 이야기 《열선전 列仙傳》에서 봤습니다(유향 지음, 김장환 옮김, 지식을만드는지식 2011).
무제가 얼마나 슬퍼했는지, 소제는 또 어떻게 했는지, 그런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이야기 혹은 이야기책의 진정한 모습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건 본래 이야기를 읽거나 듣는 사람마다 생각이나 느낌이 다른 것이므로 이야기를 해주는 측이 그것까지 간섭하는 건 이미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그걸 모르고 그런 것까지 들추어내고, 잘 보이지 않으면 흐릿한 그것을 분명한 것으로 결정해 버려서 그걸 가르치게 하고 잘 알아들었는지 물어보라고 채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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