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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눈 깜짝할 사이

by 답설재 2023. 4. 11.

 

 

 

나는 분명 저기에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여기 있다.

이런 순간들이 반복된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이럴 때마다 내 정신은 아득한 곳에 머물다가 돌아온 듯하다.

방금 어제저녁의 양치질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돌연 오늘 저녁의 양치질을 하고 있다.

나는 공간과 시간을, 그 변화와 흐름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었다.

정신을 차린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건 결국 서글픔이겠지만 흥미롭기도 하고 이런 경험에 대한 감사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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