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재숙이

by 답설재 2023. 1. 24.

 

 

 

그래 손주들은 잘 자라고 있고?

네, 선생님......

......

... 근데 선생님?

응?

밖에 나가고 싶어도 참으셔야 해요. 내일이 제일 춥대요.

알았어.

이번엔 그렇게 해야 해요.

알았어, 그럴게.

.

.

.

.

.

"음, 근데 말이야, 지난 연말 눈 엄청 왔을 때 이미 손목을 부러뜨렸거든. 돌아다니면 또 부러질까? 이번엔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겠지? 어쩌고 저쩌고......" 하고 싶었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재숙이는 남쪽 바닷가 어느 조선소 팀장으로 외국인들을 포함한 그 팀원들에게 '험악한' 용어를 써가며 일한다고 했습니다. (참 예쁜, 우아한 초로의 아주머니지만) 고운 말만 써서는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손목 부러진 얘기를 하면 나도 걔네 팀원들 비슷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재숙이는 다행히 이 블로그에는 여간해서는 오지 않습니다.

 

 

 

'내가 만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생님 저 지금 퇴근했어요 통화 가능하세요?  (0) 2023.02.01
백설난분분白雪 亂紛紛  (0) 2023.01.26
답설재! 계묘년이야!  (0) 2023.01.21
안녕하지 않으시네요?  (0) 2023.01.15
겨울의 멋  (0) 2023.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