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이지 다른 사람 맞춤법 틀리고 띄어쓰기 잘 못한 것 지적한 적 단 한 번도 없다.
앞으로도 그런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맹세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흔히 이 블로그 글이 너무나 엄격해서 댓글을 달 수가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
맞춤법·띄어쓰기가 틀릴까 봐 두렵단다. 그런 사람은 비문(非文) 같은 건 잘 몰라서 그 말은 하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그럴 때 내가 "나는 그런 걸 지적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아무리 내세워봐야 헛수고일 건 뻔해서 아예 웃고 만다.
그런다고(지적하지 않을 테니 마음 놓고 쓰라고 한다고 해서) "아~ 그럼 괜찮겠네!" 하고 댓글을 쓸 것 같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맞춤법·띄어쓰기에 넌덜머리가 난다. 평생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왔다.
그만큼 나 자신에게는 아주 엄격하다. 다시 말하거니와 나에 대해서 그렇다.
나는 왜 이럴까? 하필이면 맞춤법·띄어쓰기에 스스로 엄격하게 되었을까?
아마도 교사로서 살아왔고, 더구나 교육부에서 오랫동안 초중고등학교 교과서를 만들고 심사하고 관리하는 일을 해왔기 때문인 것 같다.
교사들은 본래 맞춤법·띄어쓰기에 신경을 쓰는 편이지만, 사람들은 교과서라는 건 글자 하나라도 틀리면 안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새 교과서를 출간할 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하여 나는 교육부를 떠난 지 이미 이십 년이 가까운데도 그 강박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간다.
맞춤법·띄어쓰기에 대해 남에게는 관대한 건 그 영향 때문이다.
나는 이런 잡문이라도 쓰고 나면 꼭 여기 왼쪽 아래의 맞춤법 검사기를 클릭해서 검토를 받고, 때로는 인터넷 검색 포털의 '맞춤법 검사기'도 돌려본다.
그렇다고 그런 검사기의 지적을 그대로 따르진 않는다. 영 엉터리 지적을 할 때가 흔하기 때문이다.
'택도 없는' 곳을 띄우라고 하고 그것도 한 번에 다 지적해 주지도 않고 두 번, 세 번 돌려봐야 "이젠 정말 없다. 다 지적했다"고 밑천을 드러낸다.
그런 걸 알면서 뭐 하려고 검사를 받나?
오류를 잡아내어 고쳐주는 것이 신통하고 그게 뭘 알아내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기대감을 느낀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우리글이 재미있다.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글자를 익히는 건 하루 식전 일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매일 받아쓰기를 해야 상급학년이 될 수 있긴 하지만...
그렇지만 평생 익혀봐야 맞춤법·띄어쓰기에 자신 있을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사람아! 내가 쉽게 만들어놓았다고 자만심을 가지면 안 돼!"
한글 만드신 어른이 이 저녁에도 내게 그렇게 주의를 주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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