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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꼭 가보고 싶은 '행복 베이커리'

by 답설재 2022. 10. 24.

 

 

 

기회가 되면 가보려고요.^^ 어렵겠지만 알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학교 가는 아이들이 굶지 말고 공부하라고 매일 아침 갓 구워 낸 맛있는 빵과 요구르트를 마음대로 가져가게 한다네요.

아침 일찍 일어나 두 시간 동안 일해서 그렇게 무료로 나눠준다고요.

"유퀴즈온더블럭"에 나와서 빵집도 전세로 빌렸고, 재산은 십몇 년 된 자동차 한 대밖에 없고, 방송에 출연한다고 정장 한 벌을 마련했는데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아서 '빵쟁이 옷'을 그대로 입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가슴과 어깨에 태극기를 수놓은 그 검은색 '빵쟁이 옷'이 멋있게 보였습니다. 

어디서 상을 준다는 걸 극구 사양하다가 부상으로 상금이 있다고 해서 빚 갚으려고 그 상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으며 곤충학자 파브르가 생각났습니다. 그가 교사 시절에 그의 수업을 보고 간 장학사가 나중에 교육부장관이 되었는데 자신에게 훈장을 준다는 연락이 왔지만 절대 받지 않겠다고 거절하다가 상금이 두둑하다기에 그 상금을 연구비로 쓰려고 받았다더라고요.

아, 이런...

빵가게 얘기하다가 쑥스럽게 "파브르 평전" 읽은 얘기로 빠졌네요.

 

 

그 아저씨네 "행복 베이커리"에서 제일 맛있는 빵은 시금치 슈크림 빵과 유자가 들어간 상큼한 빵이라는데 잊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가서 두 가지는 꼭 먹어보려고요.^^

저 지도 있으면 찾아갈 수 있겠지만 차를 갖고 가지 않으면 남해경찰서와 남해읍행정복지센터 사이에 있으니까 이것도 암기해야겠네요.

나는 지금 기억력이 많이 망가졌습니다. 내가 내 손으로 내 블로그에 실어놓은 것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하기야 그런 걸 다 기억하면 뭘 하겠습니까. 그렇지만 그렇게 되면 "행복 베이커리"를 방문하고 싶은 마음조차 물거품이 되겠네요.

 

 

살아가는 방법은 많은데 그걸 모른 채 너무 멀리 와서 지금 이렇게 앉아 있습니다.

 

 

 

삶의 보람 같은 것에 대해

 

"어울리지 않아서 '빵쟁이 옷'을 그대로 입고 왔다"

 

가게도 세를 냈고 재산이라고 해봐야 십여 년 된 자동차 한 대밖에 없는 주제에 그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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