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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이 테이프 내 생각하면서 들어줄래?"

by 답설재 2022. 10. 14.

주의 깊게 들여다보니까 가수 이름 노래 제목이 보일듯합니다.

 

 

 

 

 

 

'답설재가 이런 글을?'

불가능한 일이죠.

내 제자 다희풀잎의 블로그 《괜찮아, 내가 좋으니까》에서 옮겼습니다.

다희풀잎은 47년 전에 만난 사람이니까 지금은 59세? 아니면 60세일까요?

포스팅 제목은 "나 때는 말이야. 카세트테이프"

 

나 때는 말이야. 카세트 테이프

내가 학교 다닐때는 말이야 친구들이랑 자주 노래 테이프 교환을 했어. '카세트 테이프'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고르고,순서도 한참을 고민하고 아주 작은 칸 안에 제목도 적어 넣고 . . .그래서

poolip-c.tistory.com

 

 

다희풀잎은 생각이나 생활이 감성적이고 실제적이어서 그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참 많습니다.

그는 살림이 그만하면 여유롭다 할 수 있는데도 웬만한 건 자신이 다 만들어 쓰고 구입을 해도 아주 실용적인 것만 고르는 여성입니다. 아직도 공연장을 찾아다니고 하루 종일 걸어 다니며 구경하고 밤새도록 영화를 보고 학교에 나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독자 중에는 극성이어서 같은 여성이면서도 너무 지나치게, 집요하게 좋아하는 바람에 그만 지쳐버린 그가 블로그를 닫기도 했고 열어놓긴 해도 아예 댓글 답글 쓰는 난을 두지 않기도 했었는데 최근 티스토리 시스템에 맞추어 또 문을 열어서 '화창한 개점 상태'입니다.

 

다희의 이야기를 읽으며 '정말 그랬지' 싶고 수십수백의 테이프는 물론이고 크고 작은 어마어마한 양의 디스켓, 이런저런 USB 같은 것들을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데 든 돈이 많았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가만있어 봐. 지금은 내가 어떤 걸 주로 쓰고 있지?'

'과학자들은 또 어떤 걸 사라고 할까?'

 

내가 참으로 좋아한 어느 대통령의 교육적 신념에 관한 육성을 녹음한 테이프를 두어 명에게 보여주며 자랑질을 했고 어느 날 그 테이프가 사라진 일도 떠오릅니다.

도둑에게 자랑을 한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그 귀하고 소중한 청록파 시집도 사라졌고, 절판되어 다시는 살 수 없는, 작지만 소중한 책도 그런 식으로 없어졌습니다. 속도 없는 나는 걸핏하면 자랑을 했고, 그러면서 잃을 만한 건 다 잃었으니까 마침내 자랑할 일도 없어졌고, 이젠 그 도둑들도 오지 않습니다.

"잘 먹고 잘 살아라~ 놈들아!!!"

 

이야기가 딴 길로 왔습니다.

다시 다희의 《괜찮아, 내가 좋으니까》에 가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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