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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가이 해리슨 《사람들이 신을 믿는 50가지 이유》

by 답설재 2022. 3. 5.

가이 해리슨 《사람들이 신을 믿는 50가지 이유》

윤미성 옮김, 다산북스 2012

 

 

 

 

 

 

 

만약에 내 기도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나는 알 카에다 사람들이 모두 이 책을 읽고 자기들의 신앙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아서 다시는 신의 이름으로 살인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게 되기를 빌고 싶다. 그리고 백만장자인 텔레비전 목사들이 "신이 필요로 한다."는 이유를 들이대면서 힘들게 일하고 낮은 임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돈을 끌어가는 짓을 그만하기를 빌고 싶다......

 

이런 이야기들이다.

 

1부 신은 실제로 존재한다.

  1. 나의 신은 분명히 존재한다.

  2. 믿음은 좋은 것이다.

  3. 이 세상 사람 대부분이 신앙심을 갖고 있다.

  4. 무신론도 하나의 종교이다.

  5. 신성한 경전이 나의 신을 증명한다.

  6. 심판은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7. 나의 신은 기도에 응답한다.

  8. 나는 기도 중에 신을 느낀다.

  9. 모든 종교 중에서 나의 종교가 가장 일리가 있다.

  10. 나와 같은 종교를 믿는 그 많은 신자들이 다 틀릴 수는 없다.

  11. 고대의 예언들이 나의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12. 지금까지 아무도 나의 신의 존재를 반증하지 못했다.

  13. 나의 종교는 역사가 매우 길어서 옳을 수밖에 없다.

  14. 내가 신뢰하는 사람이 나의 신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15. 신앙은 자연스러워서 나의 신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다.

 

2부 신은 과학적으로 인정받는다

  16. 고고학적 발견들은 신이 존재함을 증명한다.

  17. 진화론은 나쁘다.

  18. 우연이라 하기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 아름답다.

  19. 나의 신이 우주를 창조했다.

  20. 나의 신이 인간의 몸을 만들었다.

  21. 무신론자는 자기들이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는 바보들이다.

  22. 나는 원숭이의 후예가 아니다.

  23. 지적 설계론은 나의 신이 사실임을 증명한다.

  24. 기적은 나의 신이 사실임을 증명한다.

  25. 매우 영리한 사람들이 나의 신을 믿는다.

  26.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3부 신은 선하다

  27. 나는 악마보다 신을 섬기고 싶다.

  28. 나의 신은 나를 위해 독생자를 희생시켰다.

  29. 나의 신이 없으면 인간은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한다.

  30. 나의 신은 인생을 변화시킨다.

  31. 종교가 없으면 사회는 무너질 것이다.

  32. 신앙은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

 

4부 신은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

  33. 오직 나의 신만이 나를 가치 있게 느끼도록 만든다.

  34. 신앙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35. 나의 신은 아픈 사람을 치료한다.

  36. 나는 나를 보호해줄 신이 필요하다.

  37. 나의 신은 나를 보다 큰 무엇의 일원으로 느끼게 만든다.

  38. 종교는 아름답다.

  39. 종교는 사람들을 연합시킨다.

  40. 나의 신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41. 지구는 생명을 유지하도록 완벽하게 만들어져 있다.

  42. 나는 신앙을 갖지 않는 것이 두렵다.

 

5부 신은 인간의 미래를 보장한다

  43. 후회보다는 안전이 낫다.

  44. 뭐가 됐든 무신론자보다는 낫다.

  45. 신을 믿음으로써 잃어버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46. 나는 지옥에 떨어지고 싶지 않다.

  47. 나는 영생을 살고 싶다.

  48. 천국에 다녀온 사람들이 있다.

  49. 무신론은 부정적이고 공허한 철학이다.

  50. 종말이 머지않았다.

 

 

2012년에 이 책을 사놓았으니 10년이 다 되었다.

세월은 정상적으로 흘러갔고, 나는 게을렀다. 정신도 없었다. 정신이 없는 건 늘 그렇다.

몇 번 표지를 볼 때마다 '사람들이 신을 믿는 이유가 50가지나 된다는 말이지?' 생각했는데......

 

해리슨에 따르면 '문화적 기독교도'라는 것도 있다.

이런 사람이다(152~154).

 

무신론자가 되었다고 해서 과거에 다니던 교회, 모스크mosque, 혹은 사원에 가는 것을 꼭 그만두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만약 당신이 사람들, 이야기, 음악, 노래, 음식, 소속감, 혹은 어떤 다른 이유 때문에 사원에 가는 것이 좋다면, 망설이지 말고 계속 다녀라. 신앙생활이란 증명되지 않는 신들을 믿는 것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나의 뮤직 플레이어에는 지금도 몇 개의 찬송가들이 저장되어 있다. 나는 이 노래들이 우주의 진실을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노래들이 나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 때문에 나는 평소에 이것을 즐겨 듣는다. 나는 내가 종교를 경멸하지 않고 무신론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머지않아 신앙이나 무신론 양쪽 모두를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자기들의 종교적인 전통을 즐기는 '문화적 기독교도'나 '문화적 이슬람교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찾아오면 나는 운전할 때마다 《그 어린 주 예수Away in a Manger》 같은 캐러를 크게 틀어 놓는다.

 

문화적 기독교도... 문화적 불교도... 재미있는 '문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