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리셋해봤자

by 답설재 2020. 11. 25.

 

 

 

소설 《오만과 편견》에서 교육에 관한 문장을 눈에 띄는 대로 옮겨봤습니다.

지긋지긋한 면도 없진 않지만 교육으로만 살아온 인간이어서 퇴임한 지 오래됐는데도 교육에 몰두하며 살아가는, 어쩔 수 없는 한계 같은 걸 가지고 있습니다.

교육자가 아닌 사람들이 교육을 보는 눈에 감동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교육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비웃고 조롱하는 관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는 흔히 있었습니다.

 

"모든 성격에는 일종의 특정한 악의 경향이 있죠. 타고난 결함 말예요. 그것은 아무리 교육을 잘 받아도 극복할 수 없습니다."(66)

 

콜린스는 분별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타고난 결점은 교육을 받거나 사람을 사귄다고 해서 고쳐질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78)

 

"(...) 사람들은 알 만한 가치도 없는 것을 겨우 가르칠 수 있으면서도 한사코 남을 가르치고 싶어 하는 법이지.(...)"(349)

 

작가 제인 오스틴은 교육의 힘을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여긴 것 같습니다.

하기야 평생 사람을 변화시켜보겠다고 생각하며 지낸 나 자신도 여남은 살 때의 내 수준에서 단 한 치도 변하지 않았다고 느끼며 한탄할 때가 많은데 더 할 말이 있겠습니까?

없지요. 그게 나의 이 슬픔의 연원입니다.

리셋해봤자 별 수 없는 인간......

 

 

 

'학교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교장 인사  (0) 2021.05.22
"녹말에 요오드 용액을 떨어뜨리면?"  (0) 2021.04.10
유치원은 몹쓸 곳인가?  (0) 2020.11.13
박물관, 몇 가지를 봐야 할까?  (0) 2020.10.26
'주류'가 될 '가상교육'  (0) 2020.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