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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겨울걱정

by 답설재 2019. 10. 18.






겨울걱정






'뭘 봐!'

'아니야, 그냥 눈에 띄었을 뿐이야.'

'아, 그래? 추운데 어디 가? 괜찮아? 난 걱정이야.'

'사실은 나도 그래.'

'늙어가니까 말을 꺼내기도 어렵지?'

'응, 그걸 어떻게 알아?'

'나도 늙었어…….'



'다녀오는 거야? 난 이쪽으로 옮겼어. 바람이 덜 부는 것 같아.'

'오늘은 거기서 잘 거야?'

'모르겠어. 어두워지면 결정할 거야.'

'그래? 서글퍼 보여.'


'낙엽이 쌓여 있으면 좋은데, 인간들이 다 치웠어.'

'인간들도 낙엽을 싫어하진 않아. 그냥 치우는 게 의무인 사람이 있을 뿐이야.'

'그래? …… 잘 가.'

'응, 다음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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