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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는 책에 등수를 매겨놓은 것 같은 베스트셀러 코너가 있잖아요. 하지만 도서관에선 거의 모든 책이 평등하게 진열되어 있는 것이 마음에 들어요."
일러스트레이터 김한민이 정재승 교수와 대담 중에 한 말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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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는 서점에 들어갔을 때와 뭔가 다른 느낌이 있긴 하다. 책을 고르는 건 서점에서나 도서관에서나 같은 것인데 '이 느낌은 뭐지?' 싶은 것이다.
하긴, 서점에는 보고 싶은 책이 아주 많은 건 사실이지만 내가 고르기 전에는 볼 만한 책일 가능성을 가졌을 뿐이고, 도서관의 책들은, 사서가 어떤 검정을 거쳐서 그렇게 비치했을 것이라는 신뢰 같은 걸 책마다 한껏 풍기고 있는 것이다.
그 막연한 느낌을 더 파고들진 않았었는데 저 말을 발견한 것이다.
'정말 그래!'
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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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대체로 그렇다는 말일 것이다.
이 지역 도서관 스물두 곳에는 내 책 중 세 종류 열두 권이 비치되어 있단다.
'평등'이란 이름으로 '버젓이', '쑥스러워하지도 않고' 꽂혀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 평등이란 것이 '괜찮은 것일까?' 의구심을 갖게 된다.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평등이 이런 건가? 뭐 이런가! 싶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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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재승 『열두 발자국』(어크로스, 2018), 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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