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Man's Search for Meaning
이시형 옮김, 청아출판사 2005
1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니체)
인간이란, 삶이란, 그 어떤 극한의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끝까지, 숨을 거두는 바로 그 순간까지 살아봐야 할 의미가 있다는 것을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의 체험과 그 고통, 시련을 바탕으로 한 실증적 분석으로 이야기해줍니다.
'삶이란 무의미하다'는 실의에 빠진 사람을 위한 의미치료법(로고테라피 Logotherapy)을 체험수기, 치료 방법, 학회 발표문으로 구성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빅터 프랭클의 말로써 요약하면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시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19).
수용소에서의 삶에 대해 그는 이렇게 썼습니다.
샤워할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들은 우리가 벌거벗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는 이제 벌거벗은 몸뚱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심지어는 털 한 오라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글자 그대로 우리 자신의 벌거벗은 실존뿐이었다. 그동안의 삶과 현재를 연결시켜 주는 물건 중 과연 내게 남은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나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안경과 벨트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벨트는 나중에 빵 한 조각과 바꾸어 먹고 말았다.(43)
2
강제수용소의 체험에서 그는 '무감각' '집행유예망상' '비극 속에서의 낙관' 같은 단어들을 꺼냈고, 그 사고과정으로써 로고테라피 이론을 확립했습니다. 프로이트 학파가 쾌락의 원칙에 중점을 두고, 아드리안 학파에서는 '우월하려는 욕구'로 불리는 권력에의 추구에 중점을 두는데 비해 이 이론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노력을 인간의 원초적 동력으로 보았습니다.(168)
삶의 의미 찾기에 대해서는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사회과학자들이 48개 대학 7,948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진행된 통계조사한 결과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16퍼센트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라고 했지만 78퍼센트의 학생들은 첫 번째 목표가 '자기 삶의 목표와 의미를 찾는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입니다.(169)1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프랭클은 이렇게 썼습니다.
인간은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을 만든 존재이자 또한 의연하게 가스실로 들어가면서 입으로 주기도문이나 셰마 이스라엘을 외울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한 것이다.(215)
그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예스"라고 대답하는 것"이 가능하며 심지어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도 삶에는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optimum을 다해야 하며 '비극 속에서의 낙관' optimism이란 비극에 직면했을 때 인간의 잠재력이 1) 고통을 인간적인 성취와 실현으로 바꾸어 놓고 2) 죄로부터 자기 자신을 발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며 3) 일회적인 삶에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동기를 끌어내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220)2
3
'나는?'(이 질문은 고백입니다.)
대답이 있었습니다.
유사한 예로 영화를 들어 보자. 영화는 수천 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장면에 다 뜻이 있고 의미가 있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의미는 마지막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부분, 개별적인 장면들을 보지 않고서는 영화 전체를 이해할 수 없다.
삶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삶의 최종적인 의미 역시 임종의 순간에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 최종적인 의미는 각각의 개별적인 상황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의미가 각 개인의 지식과 믿음에 최선의 상태로 실현되었는가, 아닌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228)
...............................................
1.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집단적 신경 증후군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증후군이 보여주는 세 가지 단면, 즉 우울증, 공격성, 약물중독이 로고테라피에서 말하는 실존적 공허감, 즉 허무하고 무의미하다는 생각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증거들은 무수하게 많이 있다.(225)
2. 인생을 두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룻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로고테라피의 행동강령), 182쪽.
'책 보기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혁 《기억과 몽상》 (0) | 2018.08.15 |
---|---|
릴리아 《파랑오리》 (0) | 2018.08.10 |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0) | 2018.07.26 |
이문열 《아가雅歌》 (0) | 2018.07.16 |
존 보인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0) | 2018.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