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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공부

by 답설재 2018. 7. 6.

 

 

 

 

몇 년새 체중이 많이 빠졌다. 피곤하다. 주위에선 책 보지 말고 쉬라고 하지만, 나는 공부를 제대로 못해서 피곤하다고 생각한다. 해서 피곤한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고통이 되고 숙제가 되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시늉만 하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즐거운 놀이가 되고 오락이 되고, 말할 수 없이 편안한 휴식이 되는 공부가 공부다. 나를 살아나게 하고, 긴장하게 하고, 숨막히게 하는 공부가 공부다.

 

일전에 읽은 『스승의 옥편』(정민)에서 본 글입니다.

부럽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아마도 돈 다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중 한 가지가 공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부해서 남 주자" "공부 좀 해라" "공부를 잘해야지"…….

공부에 관한 그런 관심을 열거하거나 설명하는 건 필요하지도 않거니와 재미도 없고 자칫 무모한 짓이 될 것이어서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나을 것입니다.

 

부럽다는 것에 대해서만 한 마디 덧붙입니다.

공부는 하고 싶다고, 할 줄 안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았습니다. 돈도 좀 필요할 것 같고, 그보다는 우선 건강해야 하고, 여건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건! 그건 정말이지 무엇보다도 중요한 조건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여건이라는 걸 만들어서 공부하는 사람도 있고 '굴러온' 여건을 발로 걷어차버리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운명이라는 걸 절대적인 것으로 치부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 공부가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심하지만, 이젠 독서가 유일한 낙이 되었으니까, 저 책을 쓴 학자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저 글의 일부를 이렇게 패러디해보았습니다.

 

피곤하다. (…) 나는 독서를 제대로 못해서 피곤하다고 생각한다. 해서 피곤한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 고통이 되고 숙제가 되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 시늉만 하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 즐거운 놀이가 되고 오락이 되고, 말할 수 없이 편안한 휴식이 되는 독서가 독서다. 나를 살아나게 하고, 긴장하게 하고, 숨 막히게 하는 독서가 독서다.

 

이렇게 해놓고 말이 되는가 살펴봤더니 '공부'만큼 적절한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말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까 패러디는 아무래도 원본, 원전만큼 좋은 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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